예술의 상상 425

달리/로르카/브뉘엘

Salvador Dalí, José Moreno Villa, Luis Buñuel, Federico García Lorca és José Antonio 오랜만에 예술가에 관한 짜임새있는 영화를 접했다. 개인적으로 달리보다 로르카의 행적이 흥미로웠다. 영화는 스페인의 사회적 상황과 예술세계가 마드리드의 세 젊은 예술가를 어떻게 성장시키는지 보여준다. 안달루시아의 개나 리틀 애쉬와 같이 모호하고 해석이 어려운 작품을 감독의 영감으로 뛰어나게 재해석 했다. 이 영화를 달리 그림에 대한 해석이나, 한 예술가의 여정으로 이해하는 것은 다소 편중된 감상이 될 것이라 보고, 오히려 각 개인이 한 시대를 어떻게 이겨나가고 있는지에 방점을 맞추어 본다면 더욱 흥미로운 영화가 될 것이다. 달리는 전형적인 천재 예술가상. ..

무효

오랜만에 보는 블록버스터영화.그것도 하룻밤에 몰아서 세편. 역시 난 가난함에 익숙해졌던 것인가! 나인-왜 페넬로페 크루즈에 열광하는지 좀 알겠더라.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도 않던데? 문득 언젠가 육거리의 쓰러져가는 극장에서 시카고를 보면서도 슬쩍 잠들었던 과거가 생각났다. 셜록 홈즈-원래 홈즈는 이런 캐릭터였던가? 주드로의 왓슨이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홈즈나...구분 안가는 두 캐릭터를 한 화면에 배치하니 한 캐릭터의 매력도 살아나지 않는 군. 이런이런. 가이리치의 물광 낸 번쩍번쩍 스타일은 아무래도 홈즈보다는 카사노바류에 어울릴듯. 아바타-3D로 봐야한다니, 이건 무효라고 치자. 그렇다고 3D로도 안 볼 것을 알기에. 서사narrative없는 기술technology을 굳이 영화로 체험해야하는 이유를 ..

오후 네 시 Les catilinaire

오후 네시마다 똑같은 모습으로 두시간씩 우리집의 거실을 차지하고 있는 육체 덩어리가 있다. 그는 옆집 남자, 베르나르댕 베르나르댕은 어떤 인물인가. 우리 고문자의 얼굴에는 침착함이나 온화함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요컨대 그의 얼굴에는 서글픔만이 드러나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포르투갈 인들에게서 볼 수 있는 우아한 서글픔이 아니라, 빠져나갈 길 없는, 짓누르는 듯한, 차가운 서글픔이었다. 왜냐하면 그 서글픔이 그의 비계 속에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37)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를 우리집 거실에서 쫓아내는것. 그리하여 전원생활의 아늑함과 자유의 극치를 맛보는 것.하지만 상대는 만만치 않다. (100) 이런 냉혹한 싸움에서 이기는 데는 더 똑똑하다든지 더 사려깊다든지 하는 것은 아무 ..

아담도 이브도 없는...

아멜리 노통의 특이한 문화적 이력이 반영된 흥미로운 에세이. 벨기에 대사관의 딸로 일본에서 5살까지 자랐던 아름다운 기억은 일본을 되찾고 일본인과 일본 문화에 대한 호감을 느끼게 하며 심지어 일본인으로 살아가고픈 마음에 일본으로 돌아오게 만든다. 그녀가 만난 일본 갑부총각 린리는 철저하고 규범적이며 가장 급진적인 외향에 숨겨진 폐쇄적인 정서를 지닌 일본을 대변한다. 그에게 호감과 흥미를 느끼지만 그녀가 원하는 것은 자유로운 문화적 교류와 호기심을 채워줄 만한 요소들이었을 뿐. 사랑이라는 것조차도 구획에 딱딱 맞는 문화는 사실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에덴동산이라는 아름다운 공간에 결국 아담과 이브는 없는.... 후지산을 오르며 자연 본능을 느끼는 그녀가 공감이 되면서도 한편으로 한 개인이 가진 민족적 편견..

zero de conduite, 1933

이 영화, 생각보다 많이 정치적이다. 그리고 최근 영화들이 그리고 있는 그 어떤 반사회적 인물들보다 훨씬 골때리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현대적 눈으로 보기에 매우 뭉툭하고 새로울 것 없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상징성과 급진성에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 수염을 단 아이인 땅딸보 교장선생님을 보라. 아이들 앞에서 채플린을 흉내내며, 좋아하는 여자를 침흘리며 따라가는 선생님을 보라. 몇십년 뒤에 이어질 68혁명을 예견하기라도 하 듯, 이 작은 무정부주의자들은 지붕을 타고 오르며 축제를 망치는 일을 벌인다. 이제 베개를 들고 봉기 할 시간!

파주.

박찬옥의 영화는 밖에 보지 못하였음에도. 왜 난 그녀의 영화에 대한 근거없는 믿음이 있었던가. 박ㅊㅇ이오랜 공백을 깨고. 여성영화인축제에서 개봉한 '파주'는 조용한 관심작이었다. 고도의 상징은 조금 불편했고, 신비주의로 몰고 간 여성 캐릭터들은 의아했다. 여러모로 이선균이 주인공인 영화였음에도 그도 역시 쭈삣쭈삣하단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