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beyond-letter 78

여전히 읽고쓰기를 믿는 사람들이 있다.

오랜만에 많이 공감하며 읽은. 책. 에세이류는 잘 읽지 않는 장르이지만, 책에 관한 에세이라서 내용이 궁금했고, 이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또 다른 책들로 뻗어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알고보니 텔레비전에도 나오는 유명 작가였는데.. 난 이 책을 통해 처음알았다. 한국에서 출판되는 책들과 지난 몇해간 멀어져 있다보니 요즘 그걸 따라잡는 재미가 솔솔하다. 저자 스스로도 말하고 있듯, 에세이는 저자 스스로의 치유를 위한 장르인듯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여전히 세계와 맞서 싸우는 책이 필요하고, 그래서 도서 플랫폼의 대문에서 광고하고 있는 소위 '핫한' 책들에 잘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런걸 골라내는 것보다는 검증된 고전에 더 시간을 많이 쓰고 있다. 저자가 여전히 읽고 쓰기의 힘에 대해 믿고 있다는 점, 책의 세..

팀켈러_탕부하나님

개인적으로는 유행하는(?) 저자들의 신앙서적을 닥치는대로 읽었던 시기는 20대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완벽하게 삶으로 소화되지 않는 교조적인 지식이 쌓여가며 여러모로 괴리감을 느꼈고, 성경자체에 집중하는 글들을 지향하면서 신앙서적과 한동안 좀 멀리 지냈다. 작년에 (오랜 스승인) 유진 피터슨의 글을 다시 읽으며, 예전과는 다른 울림이 있는 부분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외국어로 듣는 설교와 이제 멀어져버린 한국 교회의 분위기는 물론 공동체보다 개인적 신앙을 강조하는 환경에 있다보니 스스로 근육을 키워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요즘이다. 그러던 중 , 팀켈러의 '탕부하나님'을 다시 읽는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를 그동안 주목하지 못했던 잃어버린 두 아들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해석한 책이다. 복음을 완전..

죽은 자의 집 청소 / 죽음의 에티켓

언젠가부터 탄생에 관한 이야기보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더 공감을 얻고 많이 소비되고 있는 것 같다. 자극적인 범죄나 연예 기사 혹은 사회면을 장식하던 '죽음'이라는 단어가 점점 더 일상에 가까워지고 있다. 어쩌면 어쩌면 웰빙하는 자아의 확장으로 웰다잉하는 자아에 대해 관심을 뻗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에 관한 책이나 에세이는 물론 예능에서도 죽음을 다루는 사람에 대한 인터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죽음이라는 소재에 관한 그리고 밀리의 서재 가입에 관한) 유행에 편승하여 읽어볼 만한 두 책이 눈에 띄었다. 죽은 자의 집 청소_김완@ 밀리의 서재 단지 사회 현상으로서의 고독사 혹은 자살을 개인의 노동이라는 소재와 엮어낸 '죽은 자의 집 청소'는 알려지지 않았던 공간을 살펴보는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

리디북스의 마케팅에 감탄하며 읽은 소설들

파리에 온 이후로, 한국 책을 읽을 일이 현저히 줄어든데다가 전자책에 영 적응을 못해 한국 소설을 읽을 일이 많이 없었다. 일단 나는 시소설,인문학 편식독자인데다가 몇년전만해도 전자책 플랫폼에는 도서 수가 너무 적었다. 지금처럼 신간소설을 바로 전자책 플랫폼에 게시하지도 않았고.. 몇년 만에 리디북스에 접속해 아이패드로 신간 소설들을 찾아읽으니 신세계다. 한국어로 읽으니 이 술술 읽히는 재미란.. 일단 한국 소설 책을 검색하며 느낀점은, 2-3년의 공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위 10위권내에 있는 인기있는 소설 중 대다수가 내가 이미 읽은 책들이라는 것. 그만큼 새로운 작가와 새로운 작품보다는 기존의 작가들이 상을 타거나 매스컴에 나오는 바람에 묻혀있던 과거의 작품들이 재조명 받는 분위기. 그리하여 82년..

un art de la ville_Jean-Lun Nancy

La promenade est l'art le plus consommé de la ville. Le cops du promeneur est délié, cursif sans être en course, passager, délesté de buts et de provenances, curieux sans intérêt, attentif sans tension, disponible aux rencontres; aux simples coirsements, aux signes évasifs. 낭시의 책에서 본 오늘의 문장, 단순한 마주침과 우연한 만남, 모호한 의미들과 만날 준비가 된, 산책길. 목적없는 호기심, 긴장하지 않지만 주의 깊음. 도시를 가장 잘 소비하는 방법!

동시대인

아감벤은 동시대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짧은 글을 남겼다. 현재의 어둠 속에서 인식한다는 것 그러므로 용기있는 일을 한다는 것 이는 단지 시대의 어두움에 시선을 고정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이 어둠 가운데에서도 우리를 지배하는 무한하게 뻗은 빛을 인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혹은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약속에 정확하게 도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