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beyond-letter

여전히 읽고쓰기를 믿는 사람들이 있다.

유산균발효중 2021. 3. 22. 18:50

오랜만에 많이 공감하며 읽은. 책. 에세이류는 잘 읽지 않는 장르이지만, 책에 관한 에세이라서 내용이 궁금했고, 이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또 다른 책들로 뻗어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알고보니 텔레비전에도 나오는 유명 작가였는데.. 난 이 책을 통해 처음알았다. 한국에서 출판되는 책들과 지난 몇해간 멀어져 있다보니 요즘 그걸 따라잡는 재미가 솔솔하다. 저자 스스로도 말하고 있듯, 에세이는 저자 스스로의 치유를 위한 장르인듯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여전히 세계와 맞서 싸우는 책이 필요하고, 그래서 도서 플랫폼의 대문에서 광고하고 있는 소위 '핫한' 책들에 잘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런걸 골라내는 것보다는 검증된 고전에 더 시간을 많이 쓰고 있다. 

저자가 여전히 읽고 쓰기의 힘에 대해 믿고 있다는 점, 책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점, 한국 현대소설에 대해 일반 독자들의 리뷰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점이 특히 공감됐다. 

뭐 이런 구절들...

가끔은 내가 당대를 굉장히 못마땅해한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세상이 너무 좋고 아름답고 옳은 방향으로 제대로 굴러간다고 보는 사람은 중요한 글은 못 쓸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친구나 동료의 호감은 분명 더 많이 얻을 테지만. 불화의 근원을 탐구하려는 의지가 나의 연료다. 그런 의지를 극단으로 밀어붙이려는 자세와 집요함이 나의 무기다. 그런 태도는 대인 관계에는 도움이 안 되지만, 글쓰기에는 좋다.
가끔은 이 모든 게 별 근거 없는 자위가 아닌가 싶어 불안하다. 

책, 이게 뭐라고 | 장강명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