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46

Le Havre, 2011

진정한 완성도는 무언가를 계속 부가하고 첨가하는 것이 아니라, 잘 빼내고 삭제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 이런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어떠한 스펙터클도 거부하는, 항구도시 3연작 중 첫번째. 올리베이라를 떠오르게하는 연극같은 무대와 미니멀한 장면구성. 동화같은 이야기. 게다가 작명 센스는 기본. 모네monet라는 이름을 가진 경감이라니, 개의 이름은 라이카.

re_encounter, 2011

그녀가 말한 구타와 학대의 경험은 쌩뚱맞게도 을 떠오르게 했다. 혜화의 방을 가득채운 유기견들 중, 애꾸눈에 뒷다리를 다쳐 앞 다리로 뒷다리를 질질 끌며 다니는 개와 군대에서 다리를 다쳐 질질 끌고 절며 걷는 한수 폐허가 된 재개발 구역에 남아있는 흔적. 그것은 혜수이기도하고, 혜수가 품었던 새끼이기도 하며, 동시에 혜화와 한수의 아이

베리만2@시네마테크KOFA

전열을 불태우게 만드는 상영표. 기회되는대로 보리라 하면서도 막상 잘 잡히지 않았었는데, 이 기회에 그와 마주해보리라. 아래의 내용은 알라딘 영화블로그에서 퍼왔다. 꼭 보고싶은 작품들은 침묵+ 톱밥과 금속조각+ 늑대의 시간....등등등. 잉마르 베리만 회고전 일시 : 2011.7.21 (목) ~ 8.3 (수) 장소 : 시네마테크KOFA 1관 영화는 꿈이고, 영화는 음악이다. 그 어떤 형태의 예술도 영화처럼 우리의 의식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그것은 우리의 감정들로, 저 깊숙한 곳에 있는 영혼의 어슴푸레한 방으로 곧장 들어간다. 외부의 충격으로 우리의 시신경이 한번 경련을 일으키는 찰나의 순간, 그 1초 동안에 24개의 필름 프레임이 돌아간다. 그 사이사이에 검은 경계들이 있지만 우리의 시신경은 그 경계들을..

베리만1@모모

영상자료원에서 21일(오늘)부터 8월 3일까지 베리만 회고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침 모모에서 하고 있는 베리만 프로젝트가 생각나 공지를 가져왔다.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야심찬 기획을 펼쳐보이고있다. 뭐 설명이 필요없을정도로 시네필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베리만을 둘러싼 다각도의 프로젝트이다. 일반관객의 눈높이에 얼마나 맞을지는 두고볼 일이지만, 이러한 기획에 박수를 보내며, 무려 1년에 걸친 대프로젝트를 늘 염두해두고 있어야겠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우포늪에서 사람들을 실어나르던 소가 길 중간에 멈춰서 끄억끄억 울어댔다. 소의 울음소리를 그렇게 크게 가까이서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저러다가 늪으로 뛰어들 것 같아보였다. 소를 몰던 할아버지의 말로는 소가 너무 더워서 더이상 못가겠다고 한단다. 소는 사람에게 말을 한다. 그 말은 소와 함께 하는 사람만 알아들을 수 있다. 주인에게 투정부리는 소의 목소리. 한참이고 들어보았다. 우포늪의 소를 보며, 예전에 보았던 이 영화가 떠올랐다. 지나치게 관념적이고 불교를 형상화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조금은 거부감이 들었지만, 소의 연기와 여백 가득한 화면이 좋았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2009_부지영]

이번에 JIFF에서 상영한 은 평단과 대중의 평가가 골고루 좋았나보다. 부지영이란 감독의 영화인데, 이 감독 주목할 만 하다. 꽤 빵빵한 조연출 시절도 겪었고, 데뷔작도 주목받았지만 아줌마로서의 삶에 매진하다가 최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독립영화들, 저예산영화들이 최근 몇년간 흥행에도 성공하고 있는 모습은 꽤 흥미롭고 주목할 만한 일이다. 물론 헐리웃 영화나 한국 블록버스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말이다. 실제로 최근 몇년간 본 한국 영화들 중 재밌었던 영화들은 대부분 저예산 독립영화들이었으니 말다했지. 그녀의 꽤 화려한 영화인 를 찾아보았다. 화려한 이유는 단지 캐스팅의 측면에서. 이 영화 여성영화제인지 퀴어 영화제인지에서 상영되었었다고 하던데, 그렇게 주제를 축소할 필요는 없을 것..

<실비아의 도시에서 찍은 사진들> <실비아의 도시에서>의 호세 루이스 게린 감독_씨네 21 기사

와 의 스페인 감독 호세 루이스 게린은 지금 세계 영화제 순례중이다. 베니스에서 시작하여, 토론토, 벤쿠버, 뉴욕, 부에노스 아이레스, 리스본, 홍콩, 그리고 전주까지. 하나씩 적어가며 알려주던 그는 “너무 힘든 여행이었다”며 웃는다. 그 긴 영화제 순례의 동기가 된 는 실비아라는 옛 여인의 허상을 좇아 도시를 돌아다니는 한 남자에 관한 영화이자, 그를 둘러싼 이 도시의 시선과 소리에 관한 영화다. 당신이 전주 어느 노천 까페에 1시간만 앉아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에 관해 상념에 젖어 본다면 호세 루이스 게린이 표현하고 싶었던 바를 이해하게 되리라. -두 편의 영화를 보고나니 당신이 관객으로서 좋아하는 영화들이 궁금해졌다. =위대한 영화감독들이 있었다. 브레송, 채플린, 오즈, 존 포드, 드레이어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