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분다 가라] 얼음으로 만든 칼
그녀의 글은 여전히 섬세하고 영민하다. 마치 얼음을 깎아 만든 칼 같다. 들숨과 날숨이 교차하며 피와 먹, 빨강과 검정, 삶과 죽음이 교차한다. 밤새 내린 눈이 뒤덮인 세상을 볼 때의 눈부심. 그것은 경외감이기도하고, 공포이기도하고, 모든 것을 숨기고 있는 대상에 대한 신비감이기도하다. 이 소설을 읽고 나서 그랬다. ㅊㅅ주의자의 인물과 어쩌면 가장 극단에 있을지도 모를 인물들은 집착적이고 격렬하다. 그럼에도 한강의 인물들은 모두 어떤 식으로든 자기를 보존한다. 비록 그것이 죽음이라해도. ++소설에 덧붙이는 것은 역시 사족이다. 한강은 역시 나의 베스트!! ++글과 이미지의 조화가 뛰어나다. #1. 사랑, 공포와의 동의어 ……나를 사랑한다는 그 어떤 남자의 말은, 자신을 사랑해달라는 말일 수도 있고,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