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 425

[워홀홀릭2] 2010년 어느날

시립미술관에서 워홀 전을 보고와서 이전에 보았던 리움 전 리뷰를 다시 들춰보게 되었다. 두서없고 다듬어지지 않은 글이지만, 상업화가와 예술가로서의 워홀에 대한 평가에 초점을 맞추어 당시 내가 워홀에 대해 느끼고 있던 감정을 써내려간 글이었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는 작가 자체보다는 작품과 전시구성에 더 많이 집중했다. 이전에 느낀 이런 저런 생각들이 내 안에서 이미 정리 된 탓인지, 그림을 보는 것 자체가 흥미롭더라. 전시 제목은 좀 손발이 오그라든다. 앤디워홀의 위대한세계라니...쩝! 시립미술관의 시원시원한 전시공간이 그의 커다란 작품들을 걸기에 적합했던것같다. #1. 마릴린 그렇게 멋지고 좋은 작품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난 언니의 질문에 그냥 마릴린 연작이라고 대답해버렸다. 3개로 프린트된 마릴린의 얼..

[워홀홀릭1]2007년 어느 날

앤디 워홀에게 느낀 양가감정: 일상의 이면 2007.05.31 은 앤디 워홀의 상업성과 대중성을 이용하여 워홀의 외형적인 화려함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뿐 아니라 앤디워홀의 전성기인 60년대의 작품에서부터 초기와 후기 그리고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볼거리가 풍부한 전시였다. “만일 당신이 앤디 워홀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나의 그림과 영화, 그리고 나의 표면만을 보십시오, 그곳에 내가 있습니다. 그 뒤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60년대 미국 소비문화의 발달과 미디어를 통하여 예술의 영역이 확장되었다면, 그 선두에는 워홀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워홀의 작품들 중 대중 스타를 소재로 한 그의 작품들에 특히 주목하였다. 외형적인 화려함의 이면에는 워홀의 말처럼 아무런 지시적인 ..

루오. 세속화가

루오를 주목해서 보거나 따로 도판을 찾아보진 않았지만, 실재로 볼 기회가 되면 꼭 찾아가야겠다고 예전부터 생각해왔다. 왜 그에게 굳이 색채의 연금술사라는 수식어를 붙이는지 수긍이 간다. 거칠게 표현된 듯 하지만, 치밀한 색의 배열과 구성은 인상적이었다. 전시장의 한 면을 꽉 채운 작품들을 다른 쪽 끝에서 바라보면, 그 색이 한 눈에 들어오고 색의 향연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작업을 를 그린 이후로 종교화를 그린 '후기'로 분류하곤 한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소재에 따라 그의 작업을 분류하기는 쉽지 않다. 광대. 예수그리스도. 무용수는 그의 작품에서 다른 소재로 그려지지 않는다. 고통받고 무력하고 축 늘어진 어깨와 감은 눈은 인생의 고통이자, 그 인간에 대한 공감과 사랑이다. 그는 사회의 아픔에 눈을 모을 ..

[바람이분다 가라] 얼음으로 만든 칼

그녀의 글은 여전히 섬세하고 영민하다. 마치 얼음을 깎아 만든 칼 같다. 들숨과 날숨이 교차하며 피와 먹, 빨강과 검정, 삶과 죽음이 교차한다. 밤새 내린 눈이 뒤덮인 세상을 볼 때의 눈부심. 그것은 경외감이기도하고, 공포이기도하고, 모든 것을 숨기고 있는 대상에 대한 신비감이기도하다. 이 소설을 읽고 나서 그랬다. ㅊㅅ주의자의 인물과 어쩌면 가장 극단에 있을지도 모를 인물들은 집착적이고 격렬하다. 그럼에도 한강의 인물들은 모두 어떤 식으로든 자기를 보존한다. 비록 그것이 죽음이라해도. ++소설에 덧붙이는 것은 역시 사족이다. 한강은 역시 나의 베스트!! ++글과 이미지의 조화가 뛰어나다. #1. 사랑, 공포와의 동의어 ……나를 사랑한다는 그 어떤 남자의 말은, 자신을 사랑해달라는 말일 수도 있고, 내가..

밀크

ㄱㅅ 반 ㅅㅌ가 전작에 비해 꽤 친절한 영화를 만들었다. 그래서 오스카가 그에게 눈을 돌렸나? 아님 숀 펜의 불굴의 연기력 때문?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가 씨가 말라버린 요즘이라 개봉날 빠릿빠릿 예매했다. 또 다른 이유는 소리 소문없이 내려버릴지 모르기 때문. 배급이 계속 미뤄진 이유도 소규모 예술 영화 배급사들의 사정이 나날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라던데. 좋은 영화가 묻히는 일이 없길 바랄 뿐. 1. 영화의 장르 일차적으로는 인권운동에 관련된 기록적 영화로 분류할 수 있겠다. 게이로서 최초로 시의원에 당선된 하비밀크라는 실존인물의 삶을 통해 마이너리티로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들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인권영화. 브로크백마운틴이나 헤드윅(실제로 헤드윅의 음악도 나온거 같았는데)처럼 동성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