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un-frame

[워홀홀릭2] 2010년 어느날

유산균발효중 2010. 3. 26. 15:52

 


시립미술관에서 워홀 전을 보고와서 이전에 보았던 리움 전 리뷰를 다시 들춰보게 되었다. 두서없고 다듬어지지 않은 글이지만, 상업화가와 예술가로서의 워홀에 대한 평가에 초점을 맞추어 당시 내가 워홀에 대해 느끼고 있던 감정을 써내려간 글이었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는 작가 자체보다는 작품과 전시구성에 더 많이 집중했다. 이전에 느낀 이런 저런 생각들이 내 안에서 이미 정리 된 탓인지, 그림을 보는 것 자체가 흥미롭더라.

전시 제목은 좀 손발이 오그라든다. 앤디워홀의 위대한세계라니...쩝!

시립미술관의 시원시원한 전시공간이 그의 커다란 작품들을 걸기에 적합했던것같다.

 

#1. 마릴린

 

그렇게 멋지고 좋은 작품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난 언니의 질문에

그냥 마릴린 연작이라고 대답해버렸다.

3개로 프린트된 마릴린의 얼굴에 검은 물감이 점점 번져가던 연작.

어찌보면 조악한 마릴린의 이미지는 보면 볼수록 슬프다.

활기찬 시대의 아이콘은 마치 영정사진으로 변해가듯,.

평면적이고 플라스틱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워홀은 어쩌면 인간에 대한 애정이 풍부한 사람이리라.

그리고 꽤 외롭고 굉장히 외로움을 즐기는 사람이기도하고.

 

 

#2. 죽음과 재난 연작

 

앰뷸런스 연작을 실재로 처음 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커서 당황스러웠다.

신문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사진같아 보이는 냉소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이. 목이 잘려간 교통사고 희생자의 모습을 부각시켜준다.

전기의자도 마찬가지다.

색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건'을 객관적이고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것,

가장 풍부하게 표현해 낼 수 있는 것. 워홀이 가진 천재성이 아닐까.

 

예술은 당신이 벗어날 수 있는 다른 세상이다.

Art is anything you can get away with.

 

#3. 마지막 방에 있던 유명인들의 초상은 조형적으로 완성도가 높았다.

각각도 물론이거니와 (특히 바스키아의 전신을 마치 엑스레이처럼 붙여놓은 작품에서처럼) 전체적인 전시 배치도 좋았다.

전체적인 배치를 한 눈에 걸림없이 볼 수 있게 해주는 평일 저녁 관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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