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밀크

유산균발효중 2010. 2. 25. 21:19

 

ㄱㅅ 반 ㅅㅌ가 전작에 비해 꽤 친절한 영화를 만들었다.

그래서 오스카가 그에게 눈을 돌렸나? 아님 숀 펜의 불굴의 연기력 때문?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가 씨가 말라버린 요즘이라 개봉날 빠릿빠릿 예매했다.

또 다른 이유는 소리 소문없이 내려버릴지 모르기 때문.

배급이 계속 미뤄진 이유도 소규모 예술 영화 배급사들의 사정이 나날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라던데. 좋은 영화가 묻히는 일이 없길 바랄 뿐.

 

 

 

 

 

1. 영화의 장르

 

일차적으로는 인권운동에 관련된 기록적 영화로 분류할 수 있겠다. 게이로서 최초로 시의원에 당선된 하비밀크라는 실존인물의 삶을 통해 마이너리티로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들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인권영화.

 

브로크백마운틴이나 헤드윅(실제로 헤드윅의 음악도 나온거 같았는데)처럼 동성애에 관한, 그들의 삶을 조금 더 이해하게 해주는 교육영화.

 

미국의 가족주의의 대표자 댄 화이트나 극우기독교근본주의자로 나오는 이름이 생각안나는 안티 동성애자들에 관한 사회비판적 영화.

 

그리고 구스 반 산트의 음악과 잘 정제된 미장센을 보는 기쁨을 주는 "예술"영화! 구스 반 산트의 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역시나 눈이 즐겁고 귀가 즐겁다는 점이 아닐까?

 

따라서 이래저래 많은 것을 담아냈고, 꽤 성공적으로 모든 역할을 수행해 냈다는 점에서 박수를 !!!짝짝짝!

 

 

2. 70년대의 미국

 

샌 프란시스코가 자유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유를 좀 알겠더라.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문란하고 히피적인 문화의 상징이겠지만ㅋㅋ

 

촛불 집회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에서부터 게이바 습격사건 그리고 미국 하위문화를 몸소 살펴보는데 꽤 중요한 기록들이 많이 나온다. 일전에 미국의 팝이 태동된 시기를 살펴보며 공부했던 60년대 후반과 70년대의 상황들이 여실히 보여 꽤 재미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몸체를 유지하기 위해 지금도 미국 뒷골목에서는 이런일이 벌어지고 있지 않을까?

 

 

3. 사람들

 

 

이 영화는 개인에 관한 영화이기 보다 한 무리에 관한 영화이다.

앤딩 크레딧 이전에 실존 인물과 배우를 대조하는 사진 컷이 올라가는데, 이들을 재현하기 위해 감독이 디테일에까지 세심하게 연출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밀크의 큰 미덕은 한 사람 한사람의 캐릭터를 관찰하는 일이다.

'개성'이라는 단어를 소유하기에 적합한 이들이 솔솔 등장한다. 숀 펜의 연기는 물론이고 조연급의 배우들도 역시 인물들을 잘 소화해냈다.

 

아지트에 모여 자신들의 꿈을 공유하고,

각각의 재능에 맞게 그 꿈을 성취해가는 이들 집단이 언젠가부터 나에게 희미해져버린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__하비밀크의 생존당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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