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죽었다

유산균발효중 2010. 1. 31. 23:41

 

synecdoche, New york (2008)

 

1.

감독으로 만들어낸 카우프만의 첫작품은 여러모로 작가로서의 전작들 <존 ㅁㅋㅂㅊ되기>나 <이터널 ㅅㅅㅇ>의 계보를 이어 인간 의식이 흘러가는 시간과 공간에 주목한다.

누구에게나 현재의 내가 있는 객관적 장소보다 더 중요한 주관적 시간을 살아간다.

관객이 본 하루 이틀의 시간이 캐이든에게는 10년이되기도 하고 1-2분이 되기도 한다.

 

 

2. synecdoche.

제유라는 한국어로도 이해하기 힘든, 시넥도키로 가득차있다.

아니 영화로 대표되는 삶. 영화 안의 연극으로 대표되는 삶.

앞과 뒤를 분별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4살의 올리브에게 동음이의어를 설명하는 캐이든의 대사에서 이미 예견된다.

캐이든은 엘렌이되고, 엘렌은 에릭과 부부이고.

헤이즐은 캐이든인 쌔미와 가까워지고, 아델은 언제나 같은 공간에 있지만 마주할 수 없고

연출자에서 연출 당하는 자로.

결국 자기 자신의 정체가 무엇인지까지도 잊게되어버린,

 

뉴욕으로 대표되는 세계-라는 제유

한편의 연극으로 대표되는 인생사-라는 제유

픽션의 픽션인 메타 픽션으로서의 제유

카우프만의 복잡다난한 이야기는 이들의 관계를 풀어 정돈하기보다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주길 바라고 있다.

 

3.

그렇게 그렇게 복잡하게 얽혀있던 모든 것은

결국

'죽는다'로 맺어지고.

이 때쯤 되면 관객도 캐이든의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늘 외롭고 슬픈 그에게 엄마의 어깨에 기대 잠드는 것이 가장 행복할 것이므로.

 

캐이든이 연출한 것은 어마어마하고 현실같은 연극이 아니라,

자신의 초라하고 사소한 죽음이었다. 그럼에도 가장 행복한.

 

 

 

덧,

결정적 장면은 개인적으로 아델의 집을 청소하는 해이든

이들이 주고받는 쪽지!

그리고 아델의 것으로 등장하는 알렉스 코노브스키 Alex Kanevsky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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