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 425

[엘시스테마]

선진국의 염세주의와 권태 베네수엘라의 활기 예술이 인간의 삶을 구원할 것이라는 오랜 이상들이 실현되는 것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순간. 쾌쾌하고 축축한 시멘트 벽에 둘러싸여 밤새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때가 기억났다. 그리고 여전히 그런 낙관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과 물리적인 실존에 영향을 줄 수 없는 현실도피라고만 여겨지는 비관적인 마음이 공존한다. 부에나비스타처럼 음악에 젖도록 만들어주거나 한 인물에 집중하여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들어주거나 사회적 르포 형식으로 지식을 전달해주거나 그 어떤 것도 택하지 못한 연출의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적 완성도는 떨어지나, 오랫동안 잊었던 희망 비슷한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두다멜의 음악을 듣고 싶어지게 만들어주었다.

The philosopher kings

삶의 철학자들. 하루에도 수십번씩 마주치지만 없는 것처럼 대하는 학교의 경비원, 청소부들과 나눈 이야기들. philosopher kings라 감히 명명할 수 있을만큼 이들은 자신의 삶에 충실하며 나름의 철학을 지니고있고,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그리고 이렇게 멋진 포스터가 있었다 "The Philosopher Kings" guides viewers through the campuses of seven American colleges and universities on a search for knowledge from unexpected sources: the schools' custodians. Producers Patrick Shen and Greg Bennick, who also produced t..

Walker Evans

에반스의 작품은 교과서 같다. 구도는 이렇게 하면 가장 안정적이고, 인물을 어느 위치에 두어야 할지 확실히 보여주며 전체적인 결과물도 걸리적거림 없이 깔끔하다. 동일한 이유로 에반스에게는 유머가 부족한 것같다. 그는 포착할 수 없는 찰라를 만들고 싶어한다거나,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서 관객을 계몽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싶어할 뿐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FSA프로젝트보다는 Subway연작이 좋았다.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간과하는 요소 중 하나는 작품의 사이즈이다. 최근에는 미술관에서 직접 작품을 접하기보다 웹서치를 통해 작품을 찾고 확인하는것이 일상화되다 보니 더욱 그런것 같다. 그 작품을 알긴하지만 보지 못한 상태. 이 전시에서 인상적이었던 ..

The kids Grow up

자녀를 독립시키는 어려움이 비단 한국사회나 동양문화에서의 이야기는 아닌가보다. 그리고 커가면서 부모가 더이상 보호자나 쉴 수 있는 그늘이기보다는 사생활의 침해자이자 이해할 수 없는 권리를 주장한다는 항의도 한국적인 정서만은 아닌가보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집을 떠나는 딸의 아버지로서,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싶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겪는 애환이 잘 녹아있다. 어린 루시는 아빠가 자신을 카메라에 담는게 좋고, 자신의 장래희망을 말하고 아빠와 노는 게 좋다. 대학생이 된 루시는 자신의 사생활을 모두 담고싶어하는 무례한 아빠에게 항의하고, 프랑 스인 남자친구와의 대화를 숨기고 싶어한다. 그야말로 독립을 원한다. 부녀의 좁힐 수 없는 심적 거리는 아슬아슬한 대화와 엇갈리는 서로의 요..

[일상생활의 혁명-라울 바네겜]

라울 바네겜의 (시울, 2006) 일상생활의 혁명 | 원제 Traite de savoir-vivre a l'usage des jeunes generations 라울 바네겜 (지은이), 주형일 (옮긴이) | 이후(시울) 출간일 : 2006-10-12 | ISBN(13) : 9788992325011 권태에 대항하는 대표적인 '상황주의자' 바네겜의 주저이자, 1967년 처음 출간된 이래 68년 혁명 세대의 바이블로 여겨지던 책. 제 2판 서문을 통해 저자는 책의 의미와 본질을 이렇게 말한다. "1968년에 생존을 산 채로 해부한 이 불법 작품은 갑자기 사람들의 감수성의 벽을 뛰어 넘었다." 라울 바네겜은 이제 새로운 세대의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바네겜은 당시 자신의 신념을 이렇게 표현했다. "굶어 죽을 가..

[토이스토리3]

1,2 편이 꽤나 정치적이었다면, 전작에 비해 휴머니즘을 강조하고있다. 여전히 앤디는 평범하지만, 신의를 지키며 자신을 희생할 줄 안다는 측면에서 정의나 윤리에 대한 이야기를 빼먹지 않기때문이다. 어쩌면 뻔하고 늘 보는 이야기임에도 이들이 나와서 이야기하고 노는 걸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하고 뭉클해진다. 아무래도 적당히 거부감없는 이야기에 살을 붙일 줄 아는 픽사의 상상력 때문이리라. 일취월장하는 토이스토리 시리즈. 가장 기억나는 장면이라면, 우디가 자신의 인형을 기부하면서 캐릭터를 하나하나 소개해주는 장면이었다. 의미있는 소개 관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 + 벌거벗은 아기모양의 인형은 이전에도 조금 흉측하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심리학자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인. 버림받았다는 느낌이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