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독립시키는 어려움이 비단 한국사회나 동양문화에서의 이야기는 아닌가보다.
그리고 커가면서 부모가 더이상 보호자나 쉴 수 있는 그늘이기보다는
사생활의 침해자이자 이해할 수 없는 권리를 주장한다는 항의도 한국적인 정서만은 아닌가보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집을 떠나는 딸의 아버지로서,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싶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겪는 애환이 잘 녹아있다.
어린 루시는 아빠가 자신을 카메라에 담는게 좋고, 자신의 장래희망을 말하고 아빠와 노는 게 좋다.
대학생이 된 루시는 자신의 사생활을 모두 담고싶어하는 무례한 아빠에게 항의하고, 프랑
스인 남자친구와의 대화를 숨기고 싶어한다. 그야말로 독립을 원한다.
부녀의 좁힐 수 없는 심적 거리는 아슬아슬한 대화와 엇갈리는 서로의 요구에 의해 선명해진다. 그렇게 부녀로 불리던 관계는 인간대 인간으로 하나씩 셈 해지는 과정을 겪는다.
육아일기를 찍으며 더그블록은 회고적으로 자신의 유년기와 아버지의 모습을 돌아보게된다. 그리고 어느새 그를 닮아있는 자신의 모습도 발견하게된다.
사람을 잘 떠나보내는 것이
그가 한 인격으로 자라도록 독립시키는 것이
꽤 쓸쓸한 일임을 보여주는 영화.
피터팬 컴플렉스에 걸린 감독의 나레이션이 꽤 귀엽게느껴진다.
@ EBS 다큐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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