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un-frame

Walker Evans

유산균발효중 2010. 9. 3. 23:32

에반스의 작품은 교과서 같다.

구도는 이렇게 하면 가장 안정적이고, 인물을 어느 위치에 두어야 할지 확실히 보여주며

전체적인 결과물도 걸리적거림 없이 깔끔하다.

동일한 이유로 에반스에게는 유머가 부족한 것같다.

그는 포착할 수 없는 찰라를 만들고 싶어한다거나,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서 관객을 계몽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싶어할 뿐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FSA프로젝트보다는 Subway연작이 좋았다.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간과하는 요소 중 하나는 작품의 사이즈이다.

최근에는 미술관에서 직접 작품을 접하기보다 웹서치를 통해 작품을 찾고 확인하는것이 일상화되다 보니 더욱 그런것 같다. 그 작품을 알긴하지만 보지 못한 상태.

 

이 전시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에반스의 작품을 크게 프린트한 섹션이었다.

동일한 작품의 실버프린트와 디지털 프린트를 비교해서 전시해 놓았다.

보이지 않던 부분이 드러나고, 인물의 표정이 명확해지고, 각 요소들이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지가 분명해진다.

30년대 농촌에서 삶에 기반을 두고 살아가는 육체노동자와 그의 가족들의 삶.

척박한 땅같은 표정을 지닌 인물들과 맨발.

아마 작가는 이를 보여주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 같다.

 

세부를 풍부하게 인식하는 것이 때론 잔인함을 보여준다.

 

@ 한미사진미술관, 평일 오전 열시, 일등으로 들어가서 다 볼때까지 다른 관람객이 없던 조용한날,  비오는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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