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 425

[Joseph Beuys-The Multiples]

플럭서스. 예술이라는 금단구역을 어떻게든 파괴시켜보고자했지만, 동시대 관람자들에게 플럭서스는 물음표만 던져준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말이다. 이들의 몸짓이나 작업이 그 자체만으로 이해되어도 충분한데, 깊은 의미를 찾으려하는 클래식의 관람자들에겐 난해함으로 낙인찍힌다. 요셉보이스. 플럭서스의 핵심축에 있는 사람. 백남준은 생전에, 그것도 젊은 요셉보이스를 보게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고 워홀은 보이스의 초상을 밀리터리로 멋지게 작품화하기도했다. 아마도 우리가 보는 건 요셉보이스이기보다 '요셉보이스의 초상'이라 해야 맞을 것이다. 그래서 때론 워홀이 때론 백남준이 떠오른다. 보이스의 전면적임과 극단적임만큼이나 슈퍼스타의 명성을 얻긴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그냥 작가들의 작가, 전위예술가들의 예술가라는 작위를 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영화의 경계 허물기

예술, 현실을 카피하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영화의 경계 허물기 1. 들어가며 한 때 미지의 감독이라 불렸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이제는 너무 익숙한 이름이 되어버렸다. 1987년 를 시작으로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했고, (1994), (1997) 등의 작품이 연이어 호평을 받으면서 그에 대한 관심이 이란 영화에 대한 호기심으로까지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 90년대의 작품은 대중과 평단의 지대한 관심을 얻었고, 자파르 파나히나 마흐 말바프, 알리레자 라이시안 등의 감독이 칸을 거쳐 국제영화제를 통해 빈번하게 소개되기도 했다. 새로운 장르와 제 3세계의 영화에 목말라하던 시네필의 갈증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요건을 갖추었던 그의 출현은 꽤 시의성이 있었다. 눈을 쉬게 해줄 만한 시적이고 아름다운..

올덴버그-사이즈의 문제

일상의 미학..류의 이야기들. 와닿지만 별로 적용하며 살지는 않는 예술계 내부의 담론. 어쩌면 올덴버그는 이를 잘 이용하고 애용하지 않았던가 싶다. 일상의 사물이 주는 의미를 굳이 찾아야 하는가. 너무 일상적인 것들은 숨쉬는 것처럼 의식할 수도 없게 함께 하고 있는 것을... 그렇다면 결국 사이즈의 문제. 사이즈에 조금 더하고 싶은 것은 매체의 속성 vs. 대상이 되는 소재 - 이 둘 사이의 극명한 대비로 감각을 극대화 시키는 것. 예를 들어 여성의 속옷을 철망으로 만든다거나 단단하고 야무진 비올라를 흐물흐물 하게 만든다거나. 무엇보다 올덴버그 작품의 매력은 장소특정적. 공공미술적 성격을 가지고 있을때. 예를 들어 요런거. 눈이 오면 눈이 쌓이고 비가오면 비가쌓이는 숟가락. 어렸을때 눈을 숟가락을 퍼서 ..

[화니와 알렉산더]

180분의 러닝타임이 길지 않게 느껴졌다. 1982년에 만든 영화인데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베리만의 영화를 보고나면, 이런게 영화구나 싶다. 아무리 대단한 형식적 실험을 한다해도 포착해낼 수 없는 신선함과 강렬함이 있다. 빛과 어둠의 세계 자유와 복종의 세계 이 두 세계의 대비 시간과 공간이 연결해놓은 사실 혹은 객관성에 대한 냉소와 비관- @아트하우스 모모,

[헤어드레서/ Die Friseuse, 2010]

그냥 소외당하는 여성의 자기계발같은 이미 많이 회자된 내용일 거란 예상과는 달리, 꽤나 묵직한 소재들을 배경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도리스 되리니까... 판타지스런 성공을 말하지 않아 좋다. 스테레오타입의 여성, 스테레오타입의 비만인, 스테레오타입의 외국인노동자, 스테레오타입의 빈민층 이 모든 스테레오타입을 집어던져버리자. 왜냐하면 그녀의 속이 다 시원한 독설을 맘껏 들었으니까. 예를 들면 요런거. 뚱뚱하다고 뚱보만 좋아하는 줄 알아? 난 마른남자가 좋다구. 외국인은 다 불법노동자야? 내 남자친구라고. 당신 가게에서 머리를 자르느니 내 손가락을 자르겠어. 그녀가 뚱보, 이혼녀, 빈민층이 아니라 그냥 여성, 구직자, 살아가는 사람으로 보이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그녀를 응원하거나 안타까워하던 시선에서 ..

[들리는 빛-장영규 프로젝트]

영화의 내러티브 그리고 거대자본과 클래식이라는 내러티브에 획일화 되어있던 음악의 테두리를 지우고 소리와 감정의 집합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느낌을 가장 전위적으로 보여준다. 흥미롭다. 강남역이 침수된 날, 그 비를 뚫고 갈 만 했다. 그리고 백현진. 오광록과 박해일, 제주도의 푸르고 하얗고 고요한 기운을 담아, 계속될지 모르는 농담을 받아들이자. ⓒLIG 아트홀

Gerard Fromanger

저는 모든 색에 동등한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작품 속에 온갖 색들이 모두 등장합니다. 물론 지배적인 하나의 색이 있고 몇몇 색들은 눈에 잘 띠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푸른 클라인(클라인의 파란색)”, “푸른 모노리(모노리의 파란색)”라고 말하는 것처럼 어떤 색에 특별하게 집착하여 빠져있지는 않습니다. 저의 작업에서 색들은 모두 시민권, 생존권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서로 투쟁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색들이 마치 사람처럼 인격을 부여받는 것이죠. 최근에 저는 존 포드(John Ford)의 영화 을 다시 보았습니다. 그는 아무것도 꾸며내지 않고 그저 현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현실은 모든 계층과 비열함, 전쟁, 만취한 술꾼, 배신, 승리한 또는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