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 425

workers

직접 본 염전의 노동자들은 꽤 어두컴컴했다. 햇빛에 검게 그을려 더이상 검어질 것도 없어보이는 피부하며, 쭉 이어진 컨테이너에 널린 빨래들하며. 무엇보다도 그 눈빛. 살가도의 workers 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순간 마치 흑백사진을 보는 듯 했으니까. 검은 배경에 눈만 하얗게 뜨고 자신들을 찍는 작가(눈으로 찍는 관광객)를 빤히, 다소 적대적으로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그냥 본다고 하기엔 너무 긴시간을 열심히 응시했으니까. 그 눈빛이 무서워 눈을 잠시 돌릴 정도로... 그리고 이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지역 소개 사이트의 염전체험사진. 이런걸 보면 얼마나 이질적인 요소들이 모여 한 공간을 이루는지 알 수 있다.

베리만2@시네마테크KOFA

전열을 불태우게 만드는 상영표. 기회되는대로 보리라 하면서도 막상 잘 잡히지 않았었는데, 이 기회에 그와 마주해보리라. 아래의 내용은 알라딘 영화블로그에서 퍼왔다. 꼭 보고싶은 작품들은 침묵+ 톱밥과 금속조각+ 늑대의 시간....등등등. 잉마르 베리만 회고전 일시 : 2011.7.21 (목) ~ 8.3 (수) 장소 : 시네마테크KOFA 1관 영화는 꿈이고, 영화는 음악이다. 그 어떤 형태의 예술도 영화처럼 우리의 의식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그것은 우리의 감정들로, 저 깊숙한 곳에 있는 영혼의 어슴푸레한 방으로 곧장 들어간다. 외부의 충격으로 우리의 시신경이 한번 경련을 일으키는 찰나의 순간, 그 1초 동안에 24개의 필름 프레임이 돌아간다. 그 사이사이에 검은 경계들이 있지만 우리의 시신경은 그 경계들을..

[사유의 악보] 후기랄 것 없는 단상

4월에 책을 손에 넣고부터 지금에까지 띄엄띄엄이긴 하지만 한 악장씩 읽어왔던 『사유의 악보』를 드디어 완독해야겠다고 결정했다. 그가 품은 관심의 근원이 궁금했고, 어디로가는 길인지도 궁금했었다. 그의 이력을 보고 났을때 생겨났던 모종의 의혹, 미학이라는 분과학문, 이를 가장 확고하게 고수하려는 그 지점이 어쩌면 혼종성과 이질성으로 분류법에 관한 관심과 번역의 문제에 천착하게 했으리라는 의혹.-여전히 의혹으로만 남아있는 그 의혹을 잠정적으로나마 풀어보리라 생각했다. 랑시에르에 관해 그가 설명했을때, 조금은 해명되었다. 어쩌면 오독일 수 있으리라. 삶에 대한 질문과 회의가 지금보다 훨씬 많고 거칠고 투박하게 표현되었던 시절. 난 김승옥에 '현혹'되어있었다. 김승옥이 질문에 대해서 말했을때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분노하라]

난 꽤 분노가 많은 사람이다. 뭐 이런걸 다~할정도로 분노를 자주한다. "분노하라!"라는 할아버지의 말이 왠지 속시원했다. 이 책(강연록이라 해야 더 정확할)은 많이 읽힐 책이기보다는 많이 이야기 될 책이다. 지금 여기, 즉 2011년 7월의 한국사회와 너무나도 일치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책을 읽을때는 언제나 '그때나 지금이나'를 되뇌이게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그리 특별할 것이 없다. 선언적이고 선동적인 제목은 에셀 자신의 삶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진정성을 획득한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저자에 관한 설명이나 인터뷰가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실천을 요구하는 연설문인 까닭에 정교한 논리나 이론은 헐렁하지만, 말은 언제나 그 화자가 누구인가에 귀속된 권리가 아니겠는가. ..

베리만1@모모

영상자료원에서 21일(오늘)부터 8월 3일까지 베리만 회고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침 모모에서 하고 있는 베리만 프로젝트가 생각나 공지를 가져왔다.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야심찬 기획을 펼쳐보이고있다. 뭐 설명이 필요없을정도로 시네필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베리만을 둘러싼 다각도의 프로젝트이다. 일반관객의 눈높이에 얼마나 맞을지는 두고볼 일이지만, 이러한 기획에 박수를 보내며, 무려 1년에 걸친 대프로젝트를 늘 염두해두고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