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 425

<실비아의 도시에서 찍은 사진들> <실비아의 도시에서>의 호세 루이스 게린 감독_씨네 21 기사

와 의 스페인 감독 호세 루이스 게린은 지금 세계 영화제 순례중이다. 베니스에서 시작하여, 토론토, 벤쿠버, 뉴욕, 부에노스 아이레스, 리스본, 홍콩, 그리고 전주까지. 하나씩 적어가며 알려주던 그는 “너무 힘든 여행이었다”며 웃는다. 그 긴 영화제 순례의 동기가 된 는 실비아라는 옛 여인의 허상을 좇아 도시를 돌아다니는 한 남자에 관한 영화이자, 그를 둘러싼 이 도시의 시선과 소리에 관한 영화다. 당신이 전주 어느 노천 까페에 1시간만 앉아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에 관해 상념에 젖어 본다면 호세 루이스 게린이 표현하고 싶었던 바를 이해하게 되리라. -두 편의 영화를 보고나니 당신이 관객으로서 좋아하는 영화들이 궁금해졌다. =위대한 영화감독들이 있었다. 브레송, 채플린, 오즈, 존 포드, 드레이어 등등..

[Ad-lib night, 2006]

자국의 언어로 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인물들의 대사를 제대로 듣지 못하게 만든다. 이런 이유 때문에(물론, 무의식적으로) 속도가 느린 종류로 분류할 수 있는 한국영화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바쁜 한국사회를 거슬러가는 그들의 연출은 어디로부터 기인한 것인지를 내심 궁금해하면서 말이다. 이들 중, 최근에 보고 이윤기의 영화중 미처 보지 못했던 을 보았다. 영문 제목이 ad-rib night인데, 왠지 영화를 더 잘 표현한 것 같다. 여전히 이윤기표 우연한 마주침과 비어있는 공간이 매력적이다. 자신과 얼굴이 닮은 이의 방에 머물러 있게 된 주인공, 보경 혹은 명은. 그녀의 이름은 무엇이든 상관없다. 단지 하룻밤만 연기를 해주면 된다. 거기 모인 사람들 중 유일하게 그의 죽음 자체만을 본다. 그래서 ..

마르잔의 새책_<바느질 수다>, 휴머니스트, 2011

내가 사랑하는 작가, 마르잔 사트라피의 새책이 나왔다. (블로그의 프로필 그림은 마르잔의 그림이랍니다!!) 페르세폴리스에서는 이란여성의 삶을 정치, 사회적인 측면에서 자전적 이야기와 잘 버무려 냈다면, 바느질 수다에서는 이란여성의 섹스와 사랑에 관한 솔직, 발칙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특히 페르세폴리스는 꼭 읽어봐야할 필독도서랄까!) 여전히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가 심각한 이슬람 사회의 비화들을 심심치않게 듣는다. 정말??을 수없이 되뇌이게 만드는 이슬람의 여성인권에 대해 이 책은 역시 마르잔 식의 가감없는 발언을 들려주고있다. 비이슬람권은 편향된 시각으로 이슬람여성들을 수동적이고 핍박받는 대상으로만 그리고 있다는 점을 오히려 되짚어보아야 할 것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환경을 보호하고..

[JIFF 2011] 피니스테라에

산티아고를 향해 떠나는 두 유령의 여행 귀여운 두 유령은 자신이 원하는 다른 존재로 변화하기 위해 긴긴 여정을 떠난다. 황량한 사막을 걷다가 히피를 만나기도하고, 눈 덮인 산을 넘다가 순록과 친구가 되기도하고, 숲속 호숫가에서 제의적인 의식을 열기도하고, 귀가 달린 나무 숲을 지나치기도 하고. 알레고리 가득한 흥미진진한 형식과 내용을 갖춘 영화였다. abject art, 비디오아트, 퍼포먼스, 자연의 경관을 표현한 정통회화 등 형식적인 실험이 뛰어나다. 너무 착한 우화로 빠진 결론은 조금 아쉽지만, 이미지만으로도 영화의 독특함을 만끽할 수 있을듯하다. 스페인의 판타지 영화. 소나르 사운드 페스티벌의 공동집행위원장인 세르히오 카바예로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이 독특하고 유머러스한 영화는 자신들이 사는 어둠..

[JIFF 2011] 실비아의 도시에서

6년 전 만났던 실비아를 찾기위해 그녀가 있는 도시에 왔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노천 카페에 앉아 그녀가 어디선가 보이기를 기다린다. 기억이 나는 대로 그녀의 눈, 목, 등 ,손 등을 스케치해본다. 실비아가 나타났다. 그녀가 분명하다. 그녀를 따라 간다. 그녀는 미로같은 골목을 지난다. 낯선 남자가 한참동안이나 쫓아온다. 그를 따돌리기 위해 통화하는 척도 해보고, 골목을 빙빙 돌기도했다. "실비아!"하고 소리쳤지만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가게에 들어갔다 나왔는데도 여전히 쫓아온다. 마침내 그는 내가 탄 버스에 탔다. 다가온다. 그리고 말을 건다. 시선과 도시의 풍경을 리드미컬하게, 한편의 시를 읽는 것처럼 구성했다. 영화는 크게 두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에서 카메라는 그의 시선과 일치한다. 건너..

[JIFF 2011_디지털 삼인삼색]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글

http://blog.naver.com/sagredo/150101611861 전주국제영화제 참여감독의 명단이 오늘 공개되었다. 장-마리 스트라우브(Jean-Marie Straub), 클레어 드니(Claire Denis) 그리고 호세 루이스 게린(Jose Luis Guerin)이 그 주인공들이다. (페드로 코스타, 하룬 파로키, 유진 그린 감독이 참여했던) 2007년 이후 두 번째로 유럽 감독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감독들과 함께 하게 된 것이 정말 자랑스럽고 그 결과물들이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장-마리 스트라우브의 작품은 이미 완성되었다. 현재 영어자막 작업중인 이 작품은 두 개의 버전이 있다 하는데 물론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 두 버전 모두가 상영될 것이다.) 보도자료에 실을 요량으로..

[JIFF 2011] 포르투갈식 이별, A Portuguese Farewell (1985)

개인적으로 이번 JIFF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섹션은 포르투갈 영화 특별전이었다. 영화에 대한 특정한 지식이라고 내세울 것은 없지만, 게다가 포르투갈에 대한 어떠한 애정이 없음에도 이제까지 보아왔던 포르투갈 영화들이 꽤 괜찮았던 과거 때문이다. 특히 주앙 보텔료(João Botelho)라는 거장을 눈앞에서 보게 되어 좋았다. 조금은 무심한 듯한 그의 몸짓이 좋았다. (관객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지 않아 보인달까? 유명인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자기 생각에 빠져있는 듯한 몸놀림이었다. ) 아쉽게도 (2010) 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놓쳐버렸고, 내가 선택한 (1985)은 보는 내내 오즈 야스지로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화의 내러티브나 속도가 오즈에 대한 오마쥬 같아 보였다. 역시나 GV에서 감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