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항해 일지와 같은 전시이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 살며시 다녀오는 여행처럼.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 마라도, 동쪽 끝에 있는 섬 독도, 서해의 백령도 등 외딴 섬들로부터 시작하여 대만의 금문도, 남극의 킹 조지 섬까지 전시장은 크게 세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갤러리 조선이라는 안국동에 새로 생긴 갤러리인데, 지상층은 아직 공사중이고 지하와 옥상만 사용한다. 먼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전시 전체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작가의 항해 노트가 써 있다. 모비딕이나 로빈슨 크루소를 떠올리게 하는 항해노트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메인 전시장인 지하로 들어서는 길은 검은 천으로 숨겨져 있다. 바다로 들어서는 길은 언제나 신비와 어두움으로 점철되어 있다. 바다에 와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