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이야기의 절정이 어디인것 같은지 뚤뭇에게 물어보았다.
뚤뭇은 포크싸움?이라고 말했다. 서로 아무런 사정을 모르지만,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아마 뚤뭇은 수컷의 세력 다툼에 대해 이야기 한 것 같지만..ㅋㅋ)
이 장면에서 그녀의 감정은 폭발하고 만다.
왜 이사람의 포크를 썼어요? 라며 흐느낀다.
나의 절정은 둘이 놀이 공원에 가서 범퍼카를 타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싸우는 커플을 마치 영화를 보는 사람들처럼 더빙하는 장면이었다. 정확히는, 그 커플이 티격태격하며 헤어지는 듯 하다가 결국 뮤지컬과 같은 한장면(이 장면은 흡사 룸바를 떠올리게 한다.)으로 바뀐다. 어느새 무용수가 된 두 남녀는 온몸으로 사랑을 노래하다가, 결국 헤어질 수 없는 운명임을 받아들이고
서로를 끌어안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만추'의 전 장면 중 가장 튀는 장면이자, 김태용 그 스스로의 장르를 벗어나는 듯한 이 장면
어쩌면 그가 미스테리어스한 그녀의 실재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게 해 준 계기라고도 볼 수 있을까.
각이지게 개켜놓은 와이셔츠를 보는 듯한 미장센과 스타일은 눈을 즐겁게 한다.
탕 웨이의 표정에 숨은 수만가지 감정을 보는 것도 긴장을 놓칠 수 없게 만든다.
무표정에도 수만가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니.
흘러가는 무심한 시간을 한 장면에 잡아놓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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