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 425

[useless,2008]

어머니의 손길이 떠도는 아들의 옷. 시간을 머금은 옷 물건에도 감정이 깃들어 있다. #1. 세가지 장면 광둥 공장의 어두움.서서 밥먹는 사람들 옷. 기성품 옷. 익셉션을 만드는 공장 마커가 만든 옷. 개와 여유롭게 달리는 마커의 자유로움을 닮아있는. 시체를 흙으로 돌려보내듯, 땅에 묻어 두었다가 바람과 물과 흙이 만들어놓은 옷을 전시하는 모습 프레타 포르테 쇼 장면. 광산촌 사람들 비닐 봉투 안에 바지 재봉사를 그만두고 광부를 선택해야 하는 사람 40위안의 노동비, 30위안이면 살수 있는 기성품 때문이다. 검은 옷 #2. 옷이라는 소재를 통해 중국의 새로운 시대를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역사에 눈을 떼지 않는 지아장커의 유려한 연출이 곳곳에 묻어있다. 무용함.inutile 기성품이 아닌 예술품 쓸모없어 보..

[인간적인 길-자끄 아탈리]

자끄 아탈리는 동시대 프랑스의 정치사회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인물이다. 미테랑 대통령 수하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배운 안목으로 프랑스의 미래를 제안한다. 아탈리는 서유럽의 사회민주주의가 '시장'이라는 거대한 적을 등에 엎은 시장사회민주주의로 변질되었다고 비판한다. 그에게 있어 사민주의는 사회복지에 대해서만 조금 더 강경한 입장을 보일 뿐 자유주의적인 어설픈 좌파에 불과하다. 시장사민주의가 지속될 경우 시장사회로 변하게 되고 이 정점에서 상품사회가 등장한다. 이러한 평가는 사실 아탈리 고유의 것은 아니다. 이미 유럽의 사회주의에 대한 혹평도 이어지고 있고, 프랑스 자신도 스스로의 자유주의적 색깔을 드러냄으로써 안전한 시장의 대열에 들어서고 있으니 말이다. 시장의 힘을 거스르기 위..

La Mariée à double face (1962)_Marc chagall

샤갈의 자화상이라고도 읽히는 이 그림. 수많은 작품 중에서 나의 발길이 오랫동안 머물게 만들었던 작품. 물론 샤갈 특유의 환상적인 색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자식의 약력 (유대인으로서 러시아와 프랑스를 떠돌며 살아간)과 내적 갈등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얼굴이 머문 두 곳은 붉은 꽃과 하얀 달. 어느 쪽으로도 시선을 고정시키지 못하는 신부의 머뭇거림.

샤갈과 욱진의 환상

요즘 생각하고 있는 단순함에 대해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같은 날 보았던 동양과 서양의 두 거장은 어쩌면 극과 극에 있는 듯 보였지만, 사실 맞닿아 있었다. 그래서 더욱 반갑고 고마웠다. 나의 생각이 이들의 그림으로 나타나는 기쁨을 누렸다고나 할까. 일단 둘다 당대추상의 길을 벗어나 새로운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물론 추상을 실험한 시기도 있었지만, 추상을 하면 좀 더 인정받았을지도 모르지만 결국에는 거기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여유롭고, 호젓하며, 도가적인 분위기 불우하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낸게 티가 난다. 오늘 보았던 샤갈도 말레비치와 동시대의 사람으로서 말레비치의 구축주의적 특성이 나타난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소박하고 일상적인 소재에서 벗어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