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 425

[JIFF2011] 잊혀진 공간, forgotten space

사실 내가 조금 더 먼저 알게 된 것은 노엘 버치의 보다 , 할 포스터의 책에서 읽었으나 특별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던 앨런 세쿨라의 전시인 에 관한 것이었다. 할 포스터는 앨런 세쿨라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해양 공간과 글로벌 경제 사이의 연관 관계를 추적하며, 선진 자본주의 세계의 상상 및 실제의 지리들과 함께 그는 우리의 글로벌 질서에 대한 인식적 지도의 윤곽을 그려낸다. 그러면서도 세쿨라는 서사와 이미지에서 자신의 관점을 계속 이동시키기 때문에, 이러한 민족지적 프로젝트가 가지는 교만에 대해 여느 신참 인류학자 못지 않게 성찰적이다. 사회학적인 추정들과 인류학적인 뒤얽힘에 대한 자각... 『실재의 귀환 (The return of the Real)』, 할포스터, 조주연 역, 경성대학교 출판부, 2..

짧은 단상

책읽다가 공감가는 문장들 잠시 ㅁㅔ모 진정으로 굳은 결속은 대화가 끊기지 않는 사이가 아니라 침묵이 불편하지 않는 사이를 말한다. -보통의 존재, 이석원- 그런가 보았다. 우리는 좀더 쾌적한 집과 좀더 많은 수입, 좀더 나은 생활을 동경하며 살아가지만,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곳에 있는가 보았다. 정말 귀중한 것은 값나가고 어려운 것들이 아니라 숨쉬는 공기와도 같았던 것들, 가장 단순하고 값나가지 않는 것들, 평화, 우정, 따뜻함 같은 것들이었나 보았다. 어린 시절부터 귓바퀴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던 이 진부하기 짝이 없는 진리가 어느 날 가장 생생하고 낯선 메시지가 되어 가슴에 꽂힐 때, 그때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는 것인지. -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한강-

[mother and child,2009]

쓸쓸하고 외롭다. 철저한 강인함으로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덧대고 살아가는 두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다. 엘리자베스(나오미왓츠)와 폴(사무엘잭슨)의 섹스 장면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는 주도적인 엘리자베스. _ 카렌(아네트 베닝)과 파코(지미)가 사물함에 걸어놓은 토마토봉지를 가지고 욕하며 싸우는 장면에서 드러나는 송곳같이 날카로운 카렌. 다른 시공간에 살고있는 모녀의 다른 듯 같은 모양의 삶이 서늘하도록 쓸쓸하다. '그녀를 보기만해도 알 수 있는 것'을 보고 산 VHS 테잎을 발견했다. 먼지가 폭 주저앉을만큼 오래전에 보았는데, 그날의 여운이 기억난다. 로드리고 가르시아의 섬세한 감성은 여전히 살아있는 것 같다. 남성의 어떤 역할도 필요도 거부하는 여성의 강하지만 약한 삶에 대한 위로 역시도. ..

[노인과 바다]

상상마당에서 보여준 연극. 오랜만에 풋풋하고 지하냄새나는 소극장 공연을 보았다. 앵콜로 오픈런공연을 하게 되었다는 말에 기대도 했고, 흥미있게봤고 약간의 실망도했다. 1. 일단 고전을 재해석한다는 것은 커다란 심적 부담을 준다. 특히나 모든 사람이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세계명작 베스트인 는 문학적 여운이 주는 감동을 그려내기 쉽지않다. 게다가 비슷한 소재를 다룬 모비딕의 경우는 등장인물이 꽤 입체적이고 장면 전환이 많은 반면, 노인과 바다는 그 깊이를 담아내기 위한 사건과 대사가 입체적이지 않다. 이 작품이 안고 가야만 하는 리스크는 여기서 기인한다. 2. 그럼에도 김진만 연출자는 새로운 형식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견해냄으로써, 이런 위험요소를 어느 정도 상쇄한 것 같다. 먼저 형식적 파격의 첫번째는 2..

[copie conforme,2010]

누가 이만큼 간명하게 시뮬라크르를 설명할 수 있겠는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나누는 대화가 담고 있는 긴장감과 여운을 너무 잘 표현한다. 게다가 줄리엣 비노쉬라니! 맨발의 그리고 붉은 입술의 멋진 그녀. 철학적이고 미학적인 질문들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연극과 허구를 거치며 예술로 승화된다. 묘하게 얽힌 두 사람의 역할놀이. 사랑은 불멸의 복제품. 부딪힘과 대화, 충돌, 때로는 잔잔한 이해와 수용으로 인증된 복제품 결국 진실은 거짓과 함께하고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야 만다. 덧붙여 예술이 진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라는 미학의 오랜 질문에 대한 한 대답이 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