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가미 나오코의 매니아는 아닌데, 어쩌다보니 그녀의 모든 영화를 보았다. 영화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야 워낙 유명하기도하고, 워낙 그녀의 공식에 차곡차곡 잘 맞춰져 있어 따분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오기가미 영화는 모타이 마사코라는 브랜드같은 배우로 인해 시작되고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의 세계관을 가장 잘 대변하는 상징적 인물의 역할로 모든 영화에서 등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무표정하고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뚱한 표정으로 배경에 꼴라쥬로 덧입혀진 것 처럼 보이는 할머니는 이들 가족에게 타자 혹은 외부인 같아보이지만, 알고보면 내부인(서구인)들의 갈등을 잠재우며 화합시키는 인물로 등장한다. 영어도 하지 못하는 할머니가 화장실에서 나오며 내쉬는 깊은 한숨을 이해하는 과정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