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JIFF 2011] 실비아의 도시에서

유산균발효중 2011. 5. 8. 20:58
6년 전 만났던 실비아를 찾기위해 그녀가 있는 도시에 왔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노천 카페에 앉아 그녀가 어디선가 보이기를 기다린다.
기억이 나는 대로 그녀의 눈, 목, 등 ,손 등을 스케치해본다.
실비아가 나타났다. 그녀가 분명하다. 그녀를 따라 간다. 그녀는 미로같은 골목을 지난다.



낯선 남자가 한참동안이나 쫓아온다.
그를 따돌리기 위해 통화하는 척도 해보고, 골목을 빙빙 돌기도했다. 
"실비아!"하고 소리쳤지만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가게에 들어갔다 나왔는데도 여전히 쫓아온다.
마침내 그는 내가 탄 버스에 탔다. 다가온다. 그리고 말을 건다.







시선과 도시의 풍경을 리드미컬하게, 한편의 시를 읽는 것처럼 구성했다. 
영화는 크게 두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에서 카메라는 그의 시선과 일치한다.
건너편 테이블에 앉은 여인들, 한 테이블을 너머 있는 사람들에까지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미친다.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그.
그리고 허둥지둥하는 카페의 종업원은 두번이나 컵을 쳐서 내용물을 쏟는다. 


후반부에서 주인공은 도시의 전경, 골목의 풍경 그 자체이다. 
여성의 시선으로라면 섬뜩한 추격전이 되겠지만, 
영화는 그것마저 아름답게 그린다. 
그리고 그녀가 실비아였으면 하는 바람을 느끼게 만든다. 





이미 이런 류의 영화, 즉 낯선 도시에서의 우연한 만남과 잠깐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인상적인 이유는 바로 한편의 아름다운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과,
스페인에서 엄청나게 인기가 있다는 여 주인공의 미모때문이 아닐까? 하하.(게다가 그녀는 앙젤리카였다.)

어쨌든 시선과 풍경에 관한 섬세하고 아름다운 영화.
<실비아의 도시에서 찍은 사진들>이란 영화와 연작이라는데, 아쉽게도 이는 보지 못했다. 


 @ JIFF 20110504  p.m.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