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마치 도그빌 같다. 갑부가 된 여인이 폐허가 된 자신의 고향에 돌아온다. 극도의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던 시민들은 그녀가 고향을 구원해주리라는 희망에 들떠있다. 여인은 천억을 기부할 것을 약속한다. 단, 조건은 그녀를 배신한 옛 애인을 시체로 넘겨달라는 것. 처음엔 완강히 거부했던 시민들의 삶은 조금씩 달라진다. 연출자 이수인에 따르면 이 연극은 두가지에 초점 맞추었다고 한다. 굳이 왜 이 여인은 그 막대한 돈을 주면서까지 남자의 죽음을 원하는 것일까? 손쉬운 청부살인을 마다하고 굳이 왜 시민들로 하여금 죽이게 만드는 것일까? 물론 연극을 보았다고 대답하거나, 보지 않았다고 대답못할 질문은 아니다. 문제는 뒤렌마트가 인간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복수심과 원한을 얼마나 집요하게 드러내고 있는가와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