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under-stage

[영화음악 ∞ 음악영화 @ LIG아트홀]

유산균발효중 2011. 10. 29. 17:29





#1. 리스트  | 영화_홍상수 | 음악_정용진

홍상수 영화의 장르화를 비웃기라도 하듯, 홍상수 영화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 짧은 영화 안에서도 홍상수는 자신의 인물들을 유감없이 주조해내고,
더불어 유쾌한 내러티브까지 선사한다.
흥미롭다.

그리고 음악.
영화 상영후 엔딩크레딧으로 엔딩하지 않고,
마치 줄줄이 이어지는 크레딧의 다음 줄처럼, 정용진의 심플한 피아노연주와 임윤규의 기타선율이 흐른다. 
과하지 않다. 


#2. 그 날 | 영화_박찬경 | 음악_이태원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김금화 만신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의 일부인 <그날>은 
소재에 대한 거부감에서 벗어나는데 오래걸리지 않을만큼
완성도 있는 미장센과 색감을 보여준다. 눈을 뗄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박찬경이었다.
박찬욱의 동생이자 JIFF에서 호평을 받은 <다시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의 감독으로만 알고 있었지, 
그의 이력이 꽤나 화려하며 미술을 전공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어디 숨겨질 수 있는  것이겠는가.

화면의 구성에 있어서나 다큐멘터리와 자연스럽게 극을 넘나드는 연출이 장편을 기대하게 만든다. 

몇해전 큰 관심을 모았던 <영매>의 다음버전이라고나 할까?
박찬경은 단순히 미신이나 비이성으로 치부되는 한국의 토착적 전통,
-전작에서는 불교의 윤회와 관련해서, 여기서는 내림굿과 관련해서-에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궁금하다. 이런소재.

두번째  연주는 가야금,해금,피아노, 컴퓨터 등이 어우러진 영화와 꽤나 혼연일체된 그런 연주였다. 
흥미로운 감독.

그리고 이미 개인전도 여러차례 연 바 있는 작가.
http://www.artinculture.kr/content/view/453/28/



#3. 지난 여름, 갑자기 | 영화_이송희일 | 음악_조브라웅

퀴어 영화의 재현방식이 점점 더 내부적이고 다층적이 되어간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하다.
단지 우리와/그들을 나누기 위한, 혹은 나누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 그 내부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깊숙한 곳까지 꺼내어 놓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선동영화같다는 인상이다.

그의 예민한 후각과 청각, 촉각을 느낄 있는 영화이다.
그리고 조브라웅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 저수지엔 개들이 있구요 우주의 크나큰 침묵 속에 나만 떠드네 내게 이런 표정 어울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