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 425

[제롬벨_세드리크 앙드리외] 몸으로 쓰는 자서전

1. 이 공연은 크게 두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세드리크 앙드리외라는 한 무용수의 삶과 무용역사에 관한 이야기이고, 또 하나의 축은 "Show must go on"이라는 공연에서 그가 느낀 즐거움과 그것을 만든 제롬벨과의 만남이다. 2. 한 무용수가 아무런 음악도 없고 배경도 없는 무대에 올라와 나레이션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 그는 아주 어렸을 적에 우연히 무용을 접하게 되었고, 학원 선생님 말에 따르면 신체적 조건도 별로고 소질도 없었으나 꽤나 열심히 즐겁게 무용을 했다. 무명 시절엔 열심히 연습을 했고, 미술대학에서 모델도 했다. 그는 자신이 했던 연습과 기초 동작, 모델 포즈, 자신이 1등을 했던 안무동작, 극의 주인공에 이르는 몸동작들을 직접 보여주는데, 음악과 맥락을 벗어난 그의 몸..

금요일 오후를 함께

금요일 오후엔 보통 올림픽 공원을 산책하곤 하는데, 아직 잦아들 줄 모르는 바람사이로 봄의 기운이 완연하다. 오후에 스타벅스 올림픽점에서 손 목사님의 책을 읽었다. 교회, 내 삶에 늘 어려운 주제이다. 최근에 있었던 교회의 이런저런 상황과도 맞물리며 이 책의 한마디한마디가 정말 날 위한 말같았다. 삶에서의 예배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우리의 가정에 충만해졌으면 하는 소망이 졸졸졸 흐른다. 아~아~ㅠㅠ

Daniel Linehan - Montage for Three & Not About Everything

#1.셋을 위한 몽타주 portrait/탄생/젊음/부고/기억과 망각 등의 섹션으로 사진사의 유명한 작품들을 맥락에서 떼어내어 그대로 따라해보는 작업. 셋은 관객과 사진과 배우? 사진을 찍은 이와, 사진을 따라하고 있는 배우와, 이를 바라보는 관객이 만들어내는 신선한 공기. 그리고 웃음. 끝이 좀 아쉬웠지만, 배우들의 숙련이 그대로 느껴지는 작업. (사진과 결합한 작업의 익숙함 혹은 새로움) #2. 이것이 다가 아니다. -spinning 해석과 비평의 모든 요소들을 하나하나 말하며 그것이 아니라고 부정한다. 대상을 떠올리게 하며 그것들을 부정하는 과정이 마그리트의 그림 그리고 푸코의 진술과 닮아있었다. 그가 내뱉는 단어들의 분절성말이다. 해석할 수 있는 모든 언어를 이미 그는 에상하고 모든 것을 not으로..

[건축학 개론]

다들 건축학개론 건축학개론 하길래.오랜만에 달달한 영화 한편 보겠거니 했다. 사실 김과 나 모두 로맨스를 축으로 삼는 영화에 취미가 없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영화의 모든 이야기가 남녀의 사랑 이별에 집중되어 있는 영화들에 대한 큰 감흥이 없다. 사랑은 심난할 정도로 일상적이고 누추한 것인데, 영화에서 재현하는 이야기의 천편일률적임에 대해 늘 피로감을 느낀다. 그럼 너는 어떤 영화가 좋냐? 에 대한 내 대답을 듣는다면 뭐 그것도 결국 사랑이야기네! 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렇지 모든 영화는 결국 사람을 향하고,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대상을 향해서든 사랑의 감정을 품기 때문이지. 이런 개똥 철학은 각설하고, 건축학 개론이 우리에게 감흥을 불러일으킨 것은 전람회의 음악이나 디테일한 소재들 때문이기도 ..

[두개의 선] 선을 지우는 중

학교에서 배웠던 여러 개념들 중 아직까지도 의문인 개념이 바로 '사회화'라는 단어이다. 이것이 나에게는 늘 괜찮은 것 혹은 평범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아서일까? 지민과 철이 고민하는 그 지점이 바로 지난 몇년간 내가 고민해오던, 그래서 때로는 사람들과 불화하고 논쟁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지점이었다. 나 역시 영화의 이들처럼, 특별한 명분이랄 것을 내세울 수 없었고, 때때로 불안정한 삶이 싫었고, 사귀는 남자가 있는데 비혼이라는 모순을 주장하는 듯 스스로 자신 없는 부분도 있었다. 동시에 나 역시 영화의 이들처럼 갑갑하고도 비합리적인 제도와 사회의 테두리에 들어서는 것이 아직 스스로 납득 되지 않았다. 나에게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이지 그 이상의 것을 책임지고 사회에 일원이 되겠다는 약속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