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115

용기에관하여

여전히 매일매일 집에서 거동이 불편한 채로 투병생활 중인 헤날은 말하는게 힘들어 그때 그때 반응해야하는 직접적인 대화는 힘들어하지만, 여전히 기도할때 만큼은 예전과 다르지 않게 평안 중에 있다고한다. 지난 주에 그를 만나고 온 사람들의 소식에 따르면 기도 중에 하나님이 모든 것의 주인이시라는 고백을 반복하며 기도하셨는데, 정말 복음을 소유한 자의 평안이 이런것이구나 싶다. 헤날이 1년전쯤(여전히 투명중일때) 블로그에 올렸던 '용기'에 관한 글을 며칠전에 다시 읽어보았다. 불어로 courage라는 말은 한국어보다 좀 더 일상적인 맥락에서도 쓰이는 것 같다. 수고하세요. 화이팅 뭐 이런 말들에 Bon courage라는 말을 쓴다. 사람들이 흔히 용기를 어떤 어려움이나 육체적 정신적 고통 앞에서의 강인함 같은..

갸우뚱 묵상 2017.03.21

시츄킨 콜렉션전 @ FLV

돈 많은 루이뷔통 재단만 기획할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러시아의 부호였던 시추킨이라는 콜렉터가 있다. 단순히 돈만 많은 사업가는 아니었고, 예술을 보는 안목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그는 파리에 머무는 동안 당시의 젊은 화가들의, 후기 인상주의자를 중심으로 한, 작품을 사들였다. 미리 마티스나 고갱, 피카소 등 작가의 아틀리에에 방문해 작품의 진행상황을 확인하기도 하는 등 당시 예술계의 제대로 된 거물이었다. 자신의 저택을 장식할 목적으로 사들인 작품들은 후에 값을 매기지 못할 정도의 가치를 부여받게 되었고, 파리를 떠나면서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갔을 때 한동안 창고에 쌓여있기도 하다가, 상페테르부르그의 뮤지엄 두 곳에 흩어져 전시되었다. 작품의 보존상태도 좋지않고, 값비싼 보험료와 운반비 등으로 인해 러..

엘리이야기

1. 엘리는 고블랑교회에 오는(다니는 아니고) 유대인이다. 언제부터 왔었는지는 딱히 기억이 안나지만, 헤날이 설교를 하던 날, 자신이 유대인이며, 기독교의 어떠어떤 점이 이해가 안되고 구약의 유대인의 후손으로 예수가 왔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는 등의 장황한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러고 보니 한 1년은 된 것 같은데.. 예배에 모인 사람들은 그의 말에 불편해했고, 헤날은 그와 예배후 한참동안이나 이야기를 나눴던게 생각난다. 요즘에 부쩍 자주 보이는데, 50대 초반정도에 크고 마른 몸, 한눈에 딱 봐도 매우 예민한 성격임이 분명한 몸짓을 지녔다. 예배 중간쯤에 와서 설교가 끝나고 성찬식을 하기 전에 나간다. 한번은 설교시간 끝날때 쯤에, 그 좁은 예배당안에서 고래고래 소리치며 노는 이레를 데리고 앞..

속좁은 일상_2 2017.03.06

이야깃거리들.

1. 386*586)세대인 화자가 쓴, 지금 대학생 세대들에게 하는 당부. 치열하게 공부하고 사유하라는 말.이 말이 얼마나 엘리트적인지, 사회적 트라우마만이 자신 인생의 트라우마의 전부였던 이들만이 할 수 있는 말. 진정한 가난과 결핍. 개인적인 곤고를 트라우마로 갖고있지 않은 이들이, 사회구조에는 엄청 정의로운척 하면서 개인적 삶은 너무나 부유한 모습. 난 이미 20대에 어려운 시절을 겪었으니 그 시절을 잘 견뎌내보아라하는 당부는 꼰대짓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강남좌파란 말이 뭐 괜히 나왔겠어. 헌법이 어쩌고 개인의 자유가 어쩌고 민주주의가 어쩌고, 대통령 탄핵 촛불시위에는 나가지만, /가난 때문에 목숨을 끊고, 성적비관으로 죽어가는 10대와 20대의 문제를 자신의 이상과 어떻게 연결지을지는 고민해보지..

속좁은 일상_2 2017.02.09

Tino Sehgal @ Palais de Tokyo

2016년 11월 27일 팔레드도쿄, 티스토리 서비스가 과거 날짜 예약 포스팅이 안되는 관계로 나같은 게으른 사람들은 좀 불편하구만. 작년 말에 보았던 전시 중 단연 오랫동안 기억을 지배했던 것은 티노세갈 전시였다. (묵혀두었던 전시사진들을 정리하면서 함께 포스팅 중. ) 300명정도의 참석 퍼포머를 모집한다는 팔레드도쿄의 안내를 본 적은 있었는데, 잊고 지냈었다. 2달이라는 전시기간은 짧지 않지만, 막상 전시를 보기위해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었기에 마음이 급했다. 티노세갈 전시의 특성상 아이와 함께 한다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우리는 열쉼히 이레와 함께! 이번 팔레드도쿄의 전시는 미리 주제를 정해주지 않은 Carte blanche. 작가에게 기획의 전권이 주어지며, 다른 작가들과 콜라보를 ..

Centre Pompidou 40주년

​퐁피두 센터가 40살을 맞았단다. 2017년 오르세는 30주년 퐁피두는 40주년인데, 기념 행사의 성격이 사뭇다르다. 퐁피두는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시를 무료로 개방하고, 어린이를 동반한 경우는 줄을 서지 않고 입장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아틀리에가 눈에 띄게 많았다. (아틀리에에 이레를 들여보내려면 아직 좀 더 키워야하는구나.) 아마도 평소에 미술관과 그것도 현대미술과 친하지 않은 이들도 이런 날 만큼은 그곳에서 놀고 시간을 보낸다. '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민을 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곳. 저 넓은 광장을 둘러 줄을 섰다. ​​이 퍼포먼스는 수많은 어린이 관람자의 발걸음을 이끌었는데, 저 파이프로 만든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