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 주전만해도 듬성듬성하게 봉오리들만 보였고, 요란법석을 떨며 가족사진을 찍을 때도 아직 가지 곳곳에 꽃들이 덜 피어 있었는데...꽃이 지기전에 자주 봐 두어야지 싶었다. 며칠째 비왔다 해떴다 오락가락하는 파리의 변덕스런 봄 날씨 덕에 만개하다못해 꽃잎이 비처럼 떨어져있다. 한국의 각종 벚꽃길, 봄꽃 축제에 비하면 '달랑? 한그루?'라는 말이 나올지 모르지만, 이 한그루 만으로도 봄의 존재감이 충분하다. 주먹만하게 분홍빛 화장지를 구겨놓은 것 같다. 단지 한 그루일 뿐인 나무가 많은 사람들을 오래도록 그 옆에 머물도록 이끈다. 가로등이 아닌 등대의 모양새다. 2. 엄마의 피사체 노릇 중인 이레에게 눈웃음을 짓던 한 사람이 사진을 찍어주겠노라 제안한다. '고놈 참 잘생겼네요' 정도가 될만한 인사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