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우뚱 묵상

눅16장

유산균발효중 2016. 2. 27. 20:19

1. 어제, 우리 둘의 대화에 대한 답이라 여겨진 오늘 아침 큐티말씀. 누가복음 16장의 불의한 청지기 본문

2. 와이파이 비번을 물어보더니, 그 이후로 계속 우리집 인터넷을 끌어쓰는 A. 뭐 인터넷 나눠쓰는게 대수인가 싶은 대인배적 마음과, 말도 안하고 쓰는 것에 대한 빈정상한 소인배적 마음이 갈등을 일으켜 예민해진 우리 둘. 세상에는 공짜가 없어. 라는 대사가 너무 현실을 잘 설명하는 것에 짜증이 나면서도 또 무시할 수 없어 더 화가남. 여전히 난 너무 이상주의자 인가?

3. 명백히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쓴 댓가를 받지 않는 김의 '청렴함' -이라 쓰고, 예민 완벽주의, 얽히기 싫음 증후군 이라 읽는다-은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그를 잘 모르는 타인들에게는 신뢰감을 주나보다. 누구나 자신에게 무언가를 제공하는 이들을 좋아하기 마련인건가? 

1-1. 오늘 본문으로 다시 돌아가서, '불의의'재물에서 불의하다는 것은 재물에 대한 수식어가 아니라 재물의 속성으로 읽어내야 한다. 즉, 모든 재물은 불의한 속성을 갖고 있다는 뜻.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깨끗하고' '정당하고' '정직한' 방법으로 얻은 재화라 하더라도, 죄와 더러움으로 가득한 세상의 구조 안에서 벌 수 있는 재화의 속성은 '불의함'임을 기억해야한다. (이런 생각이 없이는 돈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1-2. 그래서 예수님이 청지기에 대해 언급했을때, 우리자신을 그 청지기와 동일시하라는 의미보다는, 그의 방법론 즉,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귄다에 방점이 있다. 재물을 아까운 것으로 여기지 말고 어차피 내 것도 아니고 주인은 따로 있으니 팍팍 쓰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돈과 대비되는 말로 본문에서는 큰 것, 귀한 것이 등장한다. 

1-3. 결국 작은 일에 충성된다는 말의 뜻은 불의한 재화를 사랑하지 않고 그것을 작은 것으로 여겨 영원을 얻는 방법을 깨닫고, 그 재물로 영혼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2-1. 와이파이 비번 이야기로 돌아가서. A는 이웃은 형제나 다름 없다며 우리에게 부담되는 무언가를 자꾸 주려고한다. 요구한적도 그리 필요하다고 느낀 적도 없는 것들이다. 막상 그의 나눔에는 찝찝한 구석이 없지 않다. 그 뻔한 수작(?물론 그는 단지 사심없고, 사람이랑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격일 뿐이지만)에 알고 당해주는 것도 때론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겠구나 싶다. 

3-1. 하지만, 우리의 베품의 의도는 선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더 귀한 것을 얻고자 함임도 잊지 말아야겠다. 단순히 그래 이거 줄테니 먹고 떨어져라 식이라거나, 우리의 선함을 과시하는 용도가 아니라 말이다. 

4. 그리고 예수님의 그 가르침을 들었던 자들은 오늘 후문맥의 나온 '돈을 좋아하는 바리새인'들이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돈을 좋아하는 자들에게 예수님의 이 가르침, 돈을 버려서 영혼을 사라는 말씀은 얼마나 거북했을까? 돈이 많은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라 믿고 가르치는 이들에게 이 본문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그리고 그 청지기가 펑펑 쓰던 그 돈이 '불의'한 것이며, 정작 자신의 것도 아니었단 사실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더 극단적인 지점은 어디까지일까? 그리하여 오늘 이 예수님의 가르침은 잘 하고 있다고 믿고 있을 즈음에, 이 정도로 만족하지 못하게 하는 더 높은 기준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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