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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의 시대, 탈소셜을 꿈꾸다

sns에 연결된 사람들(친구들말고)의 숫자로 존재감을 수치화 하는 시대에, 오랫동안 방치된 뒷마당의 텃밭을 정리하는 기분이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와 글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정리된 기분이다. 계기는 우석훈씨가 경제학자로서 은퇴하고 육아를 하며 새로운 기획과 글쓰기에 시간을 들이는 모습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의 이론적 논의에 대해서는 88만원세대이후 그리 주목해서 꼼꼼이 읽어본 적은 없으나, 그가 남긴 생활의 흔적과 정직한 삶의 성찰이 맘에 들었다. 더 정확히는 그 모든것을 여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 그것을 갖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남이 듣고싶은 말을 하는 공간들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진리를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위하여.

속좁은 일상_2 2018.04.18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은 없지만, 나를 어떤 '직업'으로 규정하는게 불편해서 늘 일은 먹고살기위한 수단으로만 여겼다. 일제강점기라면 나는 아나키스트이겠구나. 어떤 일의 대의명분만을 따르며 으쌰으쌰 할 수 있는 인물은 못되는구나 느꼈다. 독립운동가중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삶의 성공기준으로 본다면 가장 성공한 이는 김일성이 아니겠는가. 김구 같은 사람은 이름만 남았을 뿐이고. 다 골치아프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더 힘이없는 다른 이들을 내쫓는 것은 싫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현실에서는 잘 실현되지 않는다. 사회생활을 하며 사람들과 부딪혀가며 나를 다시 발견하게 된다.

속좁은 일상_2 2018.03.01

리디북스의 마케팅에 감탄하며 읽은 소설들

파리에 온 이후로, 한국 책을 읽을 일이 현저히 줄어든데다가 전자책에 영 적응을 못해 한국 소설을 읽을 일이 많이 없었다. 일단 나는 시소설,인문학 편식독자인데다가 몇년전만해도 전자책 플랫폼에는 도서 수가 너무 적었다. 지금처럼 신간소설을 바로 전자책 플랫폼에 게시하지도 않았고.. 몇년 만에 리디북스에 접속해 아이패드로 신간 소설들을 찾아읽으니 신세계다. 한국어로 읽으니 이 술술 읽히는 재미란.. 일단 한국 소설 책을 검색하며 느낀점은, 2-3년의 공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위 10위권내에 있는 인기있는 소설 중 대다수가 내가 이미 읽은 책들이라는 것. 그만큼 새로운 작가와 새로운 작품보다는 기존의 작가들이 상을 타거나 매스컴에 나오는 바람에 묻혀있던 과거의 작품들이 재조명 받는 분위기. 그리하여 82년..

뒤늦게 본 몇몇 영화들에 대한 감상

정신을 집중해 영화를 보는게, 그것도 개봉일을 놓친 영화를 보는게 어려워진 일상. 맘잡고 리스트를 만든 후, 최근 몇년 중 가장 한가한 1월을 보낸 올해 초에 한가한 일주일에 미뤄둔 영화, 소설을 소비했다.단지 세상의 끝-자비에르 돌란자비에르 돌란을 둘러싼 논쟁들은 이미 여기저기 많이 다루어진 것같다. 나 역시 그의 자아과잉적 연출이나 스토리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가 자신의 나이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모든 영화를 찾아보는 감독은 아니지만, 스타일이나 이야기가 달라진 영화들은 하나씩 보는 편인데, 이게 오랜만에 본 그의 영화. 프랑스영화의 어벤저스라고 불리는 캐스팅. 역시 아직 배우들을 잘 사용했다는 느낌은 잘 안든다. 하지만, 인물들의 감정과 행간들을 긴장감있게 표현..

2018년 주목할만한 미술가들

2018년 1월호 퍼블릭아트에 개재된 2018년 주목할 만한 미술가들 리스트. 티안주오첸, 안네 임호프, 카트야 노비츠코바, 타쿠로 쿠와타, 쑨쉰, 브렌트 웨든, 세실 B. 에반스, 삼손 영, 매스 배스, 리넷 이아텀-보아케, 이안 쳉, 라이언 트리카틴, 쉬전, 막심 발레스테로스, 안나 우덴버그, 마리아 타니구치, 루카스 아루다, 라그나 캬르탄손, 코라크릿 아루나논드차이, 우창, 제임스 리차드,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아론 에인젤, 잉베 홀렌, 차오 페이, 웡핑, 후시앙첸, 산자이비엔날레, 사이먼 후지와라, 리디아 오라흐메인, 사라 퀴너, 마르게리트 위모, 사이먼 데니, 니콜라스 파티, 제임스 리차드, 오스카 무리요, 조단 울프슨, 에드 앳킨스, 유쳉타, 로렌타 파렌홀츠, 라이언 맥나마라, 카미유 앙로..

손목사 해직

아침부터 충격적인 뉴스에 정신이 혼미하다. 교회 신도들과 부적절한 관계. 일주일 동안 비대위에 의해 밝혀진 여성만 6명. 6명이 다일까? 그의 설교와 그의 행동을 어떻게 구분짓고 받아들여야 할까? 화목사님 설교 다음으로 좋아하던 설교였는데. 최근에는 성경강해보다 주제식 강해와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듯해 잘 듣지 않았지만, 다시 시작한 설교 듣기에 그 리스트를 추가 해보려던 참이었는데. 혹시 고모가 그 교회를 떠난 것도 그 일과 관련이 있는게 아닐까 싶었다. 참 어렵고 슬픈일이다. 이제라도 해직이 된게 천만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뉴스앤조이의 수많은 성추행 목사들 기사를 읽으면서도, 그래 얘는 그럴만한 놈인데 왜 모르고 당했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있었는데... 많이 자유롭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목사 중심..

속좁은 일상_2 2017.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