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뒤늦게 본 몇몇 영화들에 대한 감상

유산균발효중 2018. 1. 10. 18:40

정신을 집중해 영화를 보는게, 그것도 개봉일을 놓친 영화를 보는게 어려워진 일상. 맘잡고 리스트를 만든 후, 최근 몇년 중 가장 한가한 1월을 보낸 올해 초에 한가한 일주일에 미뤄둔 영화, 소설을 소비했다.

단지 세상의 끝-자비에르 돌란

자비에르 돌란을 둘러싼 논쟁들은 이미 여기저기 많이 다루어진 것같다. 나 역시 그의 자아과잉적 연출이나 스토리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가 자신의 나이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모든 영화를 찾아보는 감독은 아니지만, 스타일이나 이야기가 달라진 영화들은 하나씩 보는 편인데, 이게 오랜만에 본 그의 영화. 프랑스영화의 어벤저스라고 불리는 캐스팅. 역시 아직 배우들을 잘 사용했다는 느낌은 잘 안든다. 하지만, 인물들의 감정과 행간들을 긴장감있게 표현하는 모습에서 그에 대한 취향을 확정하지 않아야겠다고 결론 내렸다. 


매직인더문라이트/ 카페 소사이어티-우디 알렌

우디알렌의 신작이 곧 개봉하는데, 그 전에 복습차원에서 본 영화들. 예전에 비해 냉소와 블랙유머가 조금 바랜것 같아 아쉽다. 스쿠프 프나 블루자스민을 좋아한다면 좀 실망할지도. 그래도 우디알렌은 다 찾아봐야만 한다. 


토니에드만

생소한 배우들과 황당한 스토리 그리고 특별한 사건도 없는 이 영화가 평단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장르는 코미디라는데 극도의 리얼리즘 장르에 가까우며, 가볍게 보기엔 러닝타임도 길다. 끝까지만 잘 참고 본다면, 두고두고 생각나는 영화가 될지도. 


캐롤-토드해인즈

리스트에 오랫동안 있었지만, 개봉관에서 놓치고 나니 계속 미뤄졌던 영화. 

진짜 말이 필요없는 영화. 토드해인즈 만세. 루니마라의 영화를 찾아보게 되었고, 그건 다 캐이트 블란쳇이 그 옆에 있었던 탓이겠지. 


덩케르크 -크리스토퍼 놀란

스토리고 뭐고 다른거 다 필요없이 완성도 있는 연출을 보고 싶을때 찾는 것은 크리스토퍼 놀란이다. 덩케르크의 편집과 연출은 영화를 소설처럼 읽는 나같은 사람도 늘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든다. 깔끔하면서 질질짜지 않고, 절제되어 있고, 딱 그 선을 넘지않는 거장의 영화다. 


한국 장르영화 몇편

사실 이걸 보기전에 범죄도시를 보다가 15분만에 손이 세개 잘려나가길래 포기했다. 한국 장르영화는 아직 힘들다. 손가락 잘려나가는 아가씨는 마지막 장면이라 그래도 괜찮았다만. 아 왜케 다 싹뚝싹뚝 자르는 걸까. 영화 잘되려면 그런장면 하나쯤 넣어줘야 하는걸까..미스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이 만든 비밀은 없다를 보았다. 그녀의 마이너스런 감성은 신선하다. 뻔한 내용을 잘 비틀어 표현하는 센스와 손예진이라는 배우의 발견이 흥미로웠다. 

to be continued.



'예술의 상상 > para-scree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근 본 몇몇 영화들  (0) 2018.12.05
Trois visages, 자파르 파나히  (0) 2018.06.12
베스트오퍼 2013  (0) 2017.08.28
스포트라이트  (0) 2017.06.26
L'avenir/ Maggie's plan  (0) 2017.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