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L'avenir/ Maggie's plan

유산균발효중 2017. 6. 13. 18:06

두편의 영화를 보았다. 너무 다른 분위기와 구성을 가진 영화임에도 다 보고나니 뭔가 이런저런 공통점이 남는다. 

먼저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이고, 남녀주인공의 사랑이야기에 방점을 두지 않는 드라마이자, 가족제도의 해체에 관해 아주 담담하고 쿨-하게 보여준다. 두 영화 모두 남성 혹은 타인으로부터가 아닌 자기 자신으로부터 삶의 안정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는 영화에서 그려지는 세계가 더 이상 가족중심적 가부장 중심적인 사회질서를 옹호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보여준다. 

1. 이자벨 위페르의 영화는 꼭꼭 챙겨보는 편인데, 다가오는 것들(L'avenir)에서의 예민하고 지적이지만 또 감성적인 중년의 여인 나탈리라는 캐릭터는 그 자체로 위페르의 아우라를 담고있다. 철학이 있으니 그것으로 족하다고 건조하게 말하지만 외로움으로 인해 침대에 머리를 파묻고 우는 모습. 삶의 두 측면을 섬세하게 다 보여준다. 하인츠라는 안정적인 삶으로도 파비앙이라는 낭만적이고 혁명적인 삶으로도 기울지않고 자신 만의 세계를 찾아가도록 그려진다는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2. 매기스플랜이 말하는 가족의 재구성과 해체의 과정은 너무 발랄해서 공감이 가진 않지만, 정말 연애사에 있을법한 인물들을 캐리커쳐처럼 잘 그려냈다. 감독의 이름을 따로 찾아보진 않았지만, 보는 순간 아 여성감독의 작품이라 생각했다. 조젯이라는 캐릭터나 매기라는캐릭터, 그리고 매기의 단짝친구 여성 등 공통적으로 남자와의 관계로 자신을 규정하지 않는 여성들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정자기증이라는 설정에서부터 존이 쓰는 소설이 망하는 과정, 가이라는 남자(이름이 가이라니 ㅋㅋ)의 상징성 모두다 큭큭거리며 봤다. 

피클맨과 게르타거윅, 줄리안 무어의 존재감으로 인해 에단호크는 이 영화에서 오히려 빛을 못받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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