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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이레를 빼고 내 삶에대해 나눈다는 것이 가능할까? 이레의 중요성을 말하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 수많은 '엄마'들처럼 안부인사의 처음은 이레의 안부와 사진. 인스타에 수많은 아이 사진을 올리지만 막상 나만의 세계가 들어간 사진은 영 찾기 힘들다. 아이들이 엄마의 품에서 독립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엄마도 아이에게서의 독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레의 어떤 특성이 나와 연결되있다고 생각하거나 그녀의 인격이나 행동결과를 우리의 양육태도와 일대일로 매칭하려는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양육단상 #육아란무엇인가

속좁은 일상_2 2017.06.21

구멍

외국어로 글을 써보면, 내 생각의 흐름에 얼마나 논리적 구멍이 많은지 확인할 수 있다.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이런저런 어휘들을 다 동원해보지만, 곧 그것이 어휘의 부재라기보다는 논증가능한 증거(그것이 물리적이든 단순히 아이디어이든)의 부재임을 곧 깨닫게 된다. 이런 자세로 모국어 논문을 쓰면 뭐라도 되겠어 하다가도, 모국어로 글을 쓰면 금새 모드 전환이 되는 난 성인 외국어 학습자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기회가 감사하다. 머릿속에만 있는 생각들을 쥐어짜내고 끄집어내어 정리하고 수많은 정보들을 연결시키는 과정 자체가 공부이니 말이다. 고급스런 어휘하나 써보겠다고 유의어사전을 뒤져보기도 하고, 좀 더 쉽게 읽어보겠다고 영어며 한국어며 불어며 되든안되든 뭐라도 채워야 하니 말이다. 정보를 ..

속좁은 일상_2 2017.06.21

L'avenir/ Maggie's plan

두편의 영화를 보았다. 너무 다른 분위기와 구성을 가진 영화임에도 다 보고나니 뭔가 이런저런 공통점이 남는다. 먼저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이고, 남녀주인공의 사랑이야기에 방점을 두지 않는 드라마이자, 가족제도의 해체에 관해 아주 담담하고 쿨-하게 보여준다. 두 영화 모두 남성 혹은 타인으로부터가 아닌 자기 자신으로부터 삶의 안정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는 영화에서 그려지는 세계가 더 이상 가족중심적 가부장 중심적인 사회질서를 옹호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보여준다. 1. 이자벨 위페르의 영화는 꼭꼭 챙겨보는 편인데, 다가오는 것들(L'avenir)에서의 예민하고 지적이지만 또 감성적인 중년의 여인 나탈리라는 캐릭터는 그 자체로 위페르의 아우라를 담고있다. 철학이 있으니 그것으로 족하다고 건조하게 말하지만 외로움으로..

데몰리션

인물들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공감이 가지는 않았지만, 개별인물들의 심리는 매우 잘 드러낸 것 같다. 무언가를 파괴하고 해체하는 메타포는 다소 직설적이지만, 영화는 매우 세련되게 잘 포장했다. 예를 들어 남자 주인공의 잘 정돈되고 말끔한 집의 모습과 여자주인공의 너저분한 집과 서랍장에서. 장인의 회사, 투명한 유리로 반듯반듯 정렬된 공간과 재건축을 위한 공사장 인부들의 일터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동전자동판매기의 고장과 손편지라는 두 매개체라는 진부한 소재도 장마크발레의 손을 거치면 감성을 자극하는 소재로 탈바꿈한다. 달라스바이어스 클럽, 와일드, 카페 플로르의 팬으로서 그가 말하는 자기청소(자아성찰)은 드라마틱하지 않아 좋다. 그러고 보니 그가 만드는 영화들은 인물들의 관계보다는 한 인간의 내면에 더..

arrival, 2016

많은 사람들이 SF와 판타지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판타지는 근본적으로 "우주의 일부는 영원히 우리가 이해할 수가 없다" 라는 가정을 기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판타지가 이어져 온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사람들은 우주를 신비한 존재로 여겼고 신 또는 마법으로만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으니. 미래를 배경으로 판타지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그것을 SF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 이면을 보면 이것은 아주 오래된 이야기에 불과할 뿐이다.판타지와는 달리 SF는 "우주는 논리로 설명이 가능하다" 라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 우주는 기계와 같고 우리도 탐구한다면 우주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우리가 우주를 더 깊게 이해할 때 그 지식이 전파되고..

복음을 전하는 자들의 삶

안자와 방상의 삶, 헤날의 삶에 대해 좀 생각해보다가 문득, 예전 다니던 교회 여름성경학교에 오셨던 선교사님 부부가 떠올랐다. 짧은 시간동안의 대화였지만, 깊은 인상이 남는 분들이었다. 난 영혼의 교제안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믿는 편이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축적된 양을 넘어선다. 카이로스의 시간이 그런것 아닐까. 외국인들의 말을 배워 그 외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그들의 삶을 기도편지로나마 쭉 훔쳐본다. 일상생활에서 조차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힘든 프랑스에서, 공공영역에서의 종교성을 배제하는 이 사회에서, 복음을 이야기하는 용기와 야성을 회복해야지.

속좁은 일상_2 2017.04.25

모국 혹은 타국(의) 에서 역사 가르치기

전쟁 및 홀로코스트 조기교육의 3대 원칙1.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고 온정을 베푸는 공감 능력을 배양한다. 2. 자율성을 육성해서 깊이 생각하고, 양심에 입각한 주관에 따라 행동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다. 3. 아우슈비츠로 상징되는 집단악의 희생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와 방조자까지도 자기 자신과 연관지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토요일 한글학교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야만 되겠다고 생각한 남북 분단과 전쟁에 관한 내용. 아이들은 역사에대해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북한하면 나쁜 놈이고, 통일이란 단어가 무엇인지도 잘 모른다. 게다가 이 아이들은 외계인도 무서워서 못쳐들어오게 하는 중학생들인것도 모자라 재외청소년, 그것도 모자라 다문화 가정아이들이다. 프랑스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 슬로베니아게 아빠와 한국인..

속좁은 일상_2 2017.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