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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

1. 에릭 로메르 이야기 로메르의 영화는 다분히 연극적인 연출과 서사시에 가까운 대사들로 이루어져있다.녹색광선, 계절 시리즈, 격언 시리즈등을 비롯한 에릭 로메르의 작업은 프랑스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서정시들로, 현실에서 살짝 붕 떠있는 주인공들-진정한 사랑을 찾아 해매는 듯 보이나 속물적인 이들-의 선문답 같은 대화와 사건 아닌 사건으로 이어진다. 여름이야기에서는 쑥맥처럼 보이는 홍상수 용 남자주인공인 철학과 대학생이 생말로에서 바캉스를 보내는 이야기 /가을 이야기에서는 포도밭을 운영하는, 늘 포도주에 살짝 취한 듯한 감상에 젖은, 중년의 독신녀. 겨울 이야기에서은 한 십년전에 여름을 같이보낸, 그리하여 딸을 낳게된 미용사여자가 그를 꼭 만날것이라고 추억하며 사는 이야기 공통점은 늘 이상적인 사랑을 '..

즐겨찾기

최근에 보았던 사이트들 중 빈번하게 들어가는 곳세명의 공동창업자가 각자의 역할을 맡아 모금을 기반으로 운영하는데, 컨텐츠가 매우 훌륭하다. 아르떼와 비슷한 분위기인데 더 심플하고 불어공부하기에도 좋다. 미술사와 관련된 영상들을 10-15분정도로 볼 수 있는데, 스크립트도 영,불로 제공된다. 내용이 그냥 그림 설명이 아니라 예술'사'의 맥락에서 회화가 차지하는 위치와 의미들을 알수있다. 즐감.http://www.canal-educatif.fr/art.htm

속좁은 일상_2 2014.07.24

욥기 10장의 바니타스

라투르의 정물화 @ Louvre 1650-1660년대에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특히 많이 그려진 바니타스(Vanitas)화는 유럽최대의 종교전쟁이었던 30년 전쟁 후의 황폐함, 죽음, 허무, 덧없음을 표현한다. 중세의 시작이 성상화나 성경의 이야기들을 주제로 하여 캔버스를 신에 대한 찬양과 영광으로 채우고 있다면, 중세의 말기는 해골과 초, 세속적인 정물들을 통해 종교에 대한 회의와 인간 육체와 물질에 대한 허무를 캔버스에 빼곡하게 담고있다. 일상의 사물들을 '보고 관찰하여' 그리는 그림을 정물화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바니타스 정물화는 실제로 테이블에 놓여진 대상에 대한 관찰을 기초로하지 않는다. 누가 집의 따스함을 상징하는 테이블위에 해골과 시계, 책이나 칼 등을 올려놓겠는가? 따라서 바니타스화는 관찰한 ..

갸우뚱 묵상 2014.07.21

5리10리

김과 저녁 산책을 하며, 친구가 5리를 가자고하면 10리를 가라고 했던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묵상해보았다. 아무리 선한 마음으로 그에게 도움을 주려는 목적이라해도, 결과적으로 칭찬을 받고싶고 인정을 받고싶다면 그것은 진정한 친절이 아니다. 단지 인정을 받기위한 수단일 뿐이지. 우리의 미숙한 스킬로인해, 진심이 100% 전해지지 못해 오히려 서운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서운해 한다는게 이상하다. 첨부터 그를도우려했던 건데, 그것을 소비와 허비로 끝내지 못하고, 무언가를 얻어내려했던 우리의 무의식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이 오리를 가자는 친구에게 십리를 가주라고 하셨나보다. 그게 예수님의 방법인가보다. 우리는 오리를 가주는 것도 뭔가 대단한 친절을 베푸는 것처럼 우쭐해질 뻔 했는데, 예수님..

갸우뚱 묵상 2014.07.19

Lucio Fontana @MAM

단지 추상이나 개념미술 정도로만 알고 있던 폰타나의 작품을 시간 순으로 빼곡하게 정리해 놓았다. 그의 작품이라곤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초기의 세라믹 조각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재료와 공간에 대한 그의 실험은 단지 후기의 결론이 아니었나보다. 자신이 공간을 연구하는 자임을 잊지 않았던 그는 매끈하고 잘 빠진 조각품을 만들기보다 세라믹이라는 재료의 질감과 소재의 볼륨이 드러나도록 형체를 사실과 '다르게'만들고자 했으며, 건축과 관련된 구상을 하기도 했다. 아마도 찢어진 캔버스나 구멍난 캔버스로만 그를 알고있던 나같은 사람들은 폰타나의 실험실에 들어온 것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찢고 구멍을 내는가? 그는 캔버스라는 공간 '안에' 그리기를 거부하고, 캔버스를 뛰어넘는 공간'밖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