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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의 거리

욥1: 12, 2: 7 (PDV) Alors l'Accusateur s'est éloigné de la présence du Seigneur. (LSG) Et satan se retira de devant la face de l'Éternel. 나레이터는 고발자인 사탄이 욥을 치러가기 전의 모습을 같은 단어를 써서 묘사한다. se éloigner de- ~로부터 멀어지다. 즉 주님의 현존으로부터 멀어지다. 영원자 얼굴앞에서 물러가다. 대화를 마쳤으니 제 갈길로 떠나는 것이 당연해보인다. 굳이 이런 설명이 필요했을까? 이 행동에 대한 두 장에서의 의도적으로 반복된 설명은 이 고발자가 당연히 하고자 하는 그 일에 대한 자연스러운 첨언같다. 영원한 자의 얼굴과 나의 거리, 그것이 기준이겠지. 다가가 갈 수 없..

갸우뚱 묵상 2014.07.11

le cri par Edvard Munch, 1893

강렬한 색채와 표현주의적 해석으로 유명한 노르웨이 화가, 뭉크의 1893년 작인 '절규'의 독일어 버전 제목은 우리말로 '자연의 절규'라고 한다. 그림의 뒷편에 걷고 있는 두 행인은 뭉크와 함께 걷던 동행들로, 뭉크는 해질녁 다리를 건너는 순간 하늘이 붉은 핏빛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았고, 이를 자연이 지르는 비명, 자연을 관통하는 비명소리로 들었다. 가던 길을 멈춘 채로 두려움에 떨었던 자신의 기억을 이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사실 이 그림은 불안한 내면심리나 감정상태에 대해 표현하고 싶은 목적이었기보다, 자연이 내지르는 비명, 인간이 다가갈 수 없고 인간의 손이 닿을 수 없는 그 영역이 내지르는 결핍에 대한 표현이었던 것이다. Huile sur toile 91 x 73,5 cm Version 1893..

갸우뚱 묵상 2014.07.10

욥1: 1-12

욥기가 시작되었다. 뭔가 긴장된다. 욥기가 던지는 질문에 제대로 정직하게 반응할 믿음이 없어서일까.이 대서사의 결말이 나에게도 일어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이 대서사의 작가가 내가 아님을 인정해야하는 좌절 사이를 왔다갔다한다. 이것을 희망이 아닌 좌절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지금 나의 심리상태이다. 까닭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아니겠지요라고 말하는 그의 반문에 나 역시 고개를 들지못하는 아침이다.

갸우뚱 묵상 2014.07.09

일요일, 또 하루

70%는 아무 생각이 없고, 20% 대안이 없어 머물며 힘들어하고 , 10%는 떠난다. 지금 주일을 보내고 있는 곳에서의 일상. 우리는 20%의 지분에 속함. 떠나는 이들에게 그래도 함께 있어보자고는 더이상 말할 자신이 없다. 떠나겠다는 우리의 선언이 흐지부지되고나니 뭔가 이곳에서 큰 일을 이루어야 할 것만 같은 욕심이 앞선다. 어차피 무슨말하는지 못알아들을거라면 현지교회에 가서 어떤 분위기인지 정탐이나 하는게 낫겠다는 가장님의 의견을 따라 갔던 프랑스 현지교회. 찬양시간은 뜨겁고 자유로웠으며, 리듬타는 사람들의 몸놀림이 흥겨웠다. 찬양 중간중간에 정해지지 않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큰소리로 기도하고, 두시간 남짓한 예배시간을 그렇게 보냈다. 메시지는 심플하고 성경에 집중되어 있었다. 성령과 연합하는 것. ..

속좁은 일상_2 2014.07.08

Esther Ferrer @MAC/VAL

페미니즘 신체미술의 대모격이라 할 수 있는 스페인 출신의 작가 에스터페레 전시가 지난 2월부터 열렸다. 37년생으로 60년대말 플럭서스 그룹의 일원으로 뒤샹이나 존 케이지와 활동하기도 했으며 70년대초에 파리에 정착해 활동해 온 작가이다. 여전히 예리한 눈빛을 지니고 있으며, 대중과 열린 작가와의 대화에서 여전히 자신의 신체를 그대로 드러낸 퍼포먼스를 펼치는 멋진 할머니라 생각했다. 파리의 약간 외각인 발드만현대미술관을 에스터페레 때문에 알게되었고, 그녀의 퍼포먼스나 인터뷰 영상등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한번 꼭 들러야지했다. 일주일도 남지않아 더이상 미루지않기로 다짐다짐, 엄청나게 인상적이진 않았지만 그녀의 작업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기에 무리없는 전시였다. 1.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자화상/ 자신의 얼굴을..

아르토가 바라본 고흐

고흐의 회화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글로 평가된 아르토의 글은 1947년 오랑주리에서 열린 반 고흐 전을 보고 쓴 아르토의 일종의 감상문이다. 정신병원에 9년동안 수감되어 있던 아르토는 정신병자로 '취급 받은 자'들로서의 교감을 이 글을 통해 드러낸다. 고흐를 정신병자로 낙인 찍은 '정상인'들이 고흐를 자살의 길로 이끌었다는 아르토의 주장은 자신의 삶에 대한 변호이기도하다. 그리하여 아르토에게 고흐는 사회에 의해 자살하게 된 사람이 된다. 오르세에서 어제까지 열렸던 전시의 제목 역시 아르토의 이 글의 제목을 따서 , Van Gogh Le Suicide De La Societe 이다. 대부분의 관객에게는 이 전시가 교과서에서만 보던 그러나 너무나 익숙한 고흐의 색을 직접 바라보고 고흐의 두께를 직접 느껴볼 ..

Jersey Boys 2014

https://www.youtube.com/watch?v=3pWBnodrR1M 양복입은 밴드에 각 맞춘 무용, 포시즌의 이런 음악이 예전보다 편하고 듣기 좋아진 걸 보면 좀 나이가 먹긴 먹은 모양이다. 집에와서 youtube로 음악을 찾아들으며 프랭키의 목소리에 대한 심오한(?) 토론까지. 쩝. 이런 이야기를 깔끔 담백하게 만들어 낼 줄아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건재하고 있어서 아직 볼만한 미쿡영화가 있나보다. 그는 음악영화에서도 한 인생과 의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래서 무대위의 흥겨운 공연장면보다 무대 뒤에서 일어나는 대화와 삶의 이야기에 더 주목하게 만드는 영화다. 그의 최고작은 아니지만, 2시간의 러닝타임이 길지 않았음. 노래하는 그의 표정과 무대를 연출하기 위해 대화하는 그의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