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마에스트로

유산균발효중 2014. 7. 25. 07:08

1. 에릭 로메르 이야기 

로메르의 영화는 다분히 연극적인 연출과 서사시에 가까운 대사들로 이루어져있다.

녹색광선, 계절 시리즈, 격언 시리즈등을 비롯한 에릭 로메르의 작업은 프랑스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서정시들로, 현실에서 살짝 붕 떠있는 주인공들-진정한 사랑을 찾아 해매는 듯 보이나 속물적인 이들-의 선문답 같은 대화와 사건 아닌 사건으로 이어진다. 
여름이야기에서는 쑥맥처럼 보이는 홍상수 용 남자주인공인 철학과 대학생이 생말로에서 바캉스를 보내는 이야기 /가을 이야기에서는 포도밭을 운영하는, 늘 포도주에 살짝 취한 듯한 감상에 젖은, 중년의 독신녀. 겨울 이야기에서은 한 십년전에 여름을 같이보낸, 그리하여 딸을 낳게된 미용사여자가 그를 꼭 만날것이라고 추억하며 사는 이야기 
공통점은 늘 이상적인 사랑을 '기다린다'는 점. 

마치 르느와르의 그림같은 자연, 프랑스의 소도시나 시골을 배경으로 한 로메르의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가 자신이 나고 자란 그 땅과 과거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 느낄 수 있다. 특히 그의 마지막 작품인 les amours d'Astrée et de Céladon은 신화적인 인물과 이야기로 만든, 할아버지스러운 영화라 할 수 있다. 

2. 레아 파자르 이야기 

이 영화에 대한 영화! 소설로 말하면 액자식 구성인 마에스트로는 카우프만이 즐겨하는, 영화속에서 일어나는 영화촬영이 소재이다. 
레아 파자르가 만든 마에스트로는 로메르 뿐 아니라 이 영화에 등장했던 젊은 배우 조슬린 퀴브랑에 대한 오마쥬를 기반으로 한다. 공교롭게도 지금은 세상에 없은 이 두 인물의 만남을 그녀는 마치 메이드인 프랑스 식의 굿윌헌팅식의 새로운 옷을 입혔다. 

왠지 그 인물들은 얼굴과 이름만 바뀌었을뿐, 로메르라는 이름으로 한줄정렬 될 것만 같은 이들이다. 이 인물들은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이상주의' 치기어리고, 배우로서의 자의식이 형성되지 않은 이 젊은 배우에게 노인인 감독은 강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삶을 가르친다. 아마 로메르의 주인공들이 세계에 대한 단정과 섣부른 판단에 빠져있지 않은 이유는 로메르가 자신이 그런사람이었기 때문인가보다. 




'예술의 상상 > para-screen' 카테고리의 다른 글

Shirley, visions of reality  (0) 2014.09.16
Gemma Bovery  (0) 2014.09.16
finding Vivian Maier  (0) 2014.07.17
Jersey Boys 2014  (0) 2014.07.05
Palerme  (0) 201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