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finding Vivian Maier

유산균발효중 2014. 7. 17. 04:25

그녀가 바라본 세계와 그녀가 바라보는 자신. 그리고 그녀를 찾아다니며 바라보고자 하는 말루프, 자신을 숨기며 편집증적인 삶을 살았던 비비안 마이어!

서칭포슈가맨에 이은 숨겨진 아티스트찾기 영화, 비비안 마이어로 알려진 거리 사진작가인 그녀의 물품이 한 경매상에게 넘어간다. 사소한 한 개인 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박스들을 열어보니 현상하지 않는 필름들이 엄청나게 들어있었다. 이로써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들이 세상의 빛을 보게되는데, 단지 일상의 사진이 아닌 "예술 사진"이었다. 이를 발견한 말루프는 이 사진의 주인을 찾아 취재를 하기시작한다. 이 취재기를 편집하여 만든 영화가 바로 이것. 몇해전 전주영화제에서 개봉했었다고 한다. 

미국의 여러 가정을 거치며 베이비시터로 일하던 그녀는 자신이 일하던 집의 한 구석방에서 지내며 자신의 공간을 허리까지 쌓인 신문과 종이박스로 가득 매웠으며, 자신에 대한 어떠한 정보나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 늘 카메라를 매고 다녔고,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나 불구자들 아이들 등에 셔터를 눌러댔다. 남자 같은 체격에 어딘지 모르게 미스테리어스한 그녀는 조금 강박적인 행동으로 자신을 좋아했던 아이들에게 마지막에는 상처를 남기고야 만다. 친구라고는 도무지 없어보이고, 다소 외로워보이던 그녀가 모았던 신문들은 조금은 극단적인 사건사고나 범죄 기사들이었고, 말년에는 착란증같은 증세를 겪으며 공원에서 지내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그녀의 인격이 어땠든, 삶이 어땠든, 

그녀의 작품자체는 예술가의 이름이나 대상의 유명함 등으로 꾸미거나, 사족을 붙일 필요없는 완결된 예술이었다. 

이 영화의 제작자이자 비비안을 세상에 알린 말루프(비비안 마이어 제단을 만들어 각종 전시를 열고 그녀의 모든 작품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다)는, 그녀가 그다지도 원하지 않던 '비비안을 세상에 내보이기'를 하고 있다는 점때문에 갈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진은 촬영도 중요하지만 현상도 작품에서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그 과정이 포함되지 않았던 작업들을 그녀의 작품이라 해야할지도 헷갈려한다. 

그럼에도 그는 비비안이 보여준 세상에 대한 시선과 자신에 대한 묵묵한 도촬을 혼자보기 아까웠을 것이다. 이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졌다. 마치 탐정이 된 듯하다. 그리고 그녀의 편집증과 노출공포증이 뭔가 맞아떨어진다는 느낌도. 













http://www.vivianmaier.com

http://nuyoka.wordpress.com/2012/09/29/the-life-and-work-of-street-photographer-vivian-ma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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