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Palerme

유산균발효중 2014. 7. 5. 00:06

엠마 단테라는 여감독의 첫번째 영화를 보았다.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팔레르메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아주 좁은 차 안과 골목 만이 영화의 배경이다. 고집스럽고 다혈질인 이탈리아 인들의 기질을 느낄 수 있어 흥미로웠다. 

좁은 골목길의 양쪽에서 오던 두 대의 차가 서로 길을 막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느 쪽이든 한편이 조금 후진을 해야되는 터, 처음엔 가볍게 시작된 실랑이가 점점 서로의 자존심 대결이자 가족들의 주변사람들의 상황으로까지 번진다. 약간 노망기가 있는 나이많은 할머니 사미라와 원치않는 친구들의 결혼식을 향하며 화가 난 로사.  어느새 해가 지고 그렇게 하루가 저문다. 

그 밤을 각자의 차 안에서 운전대를 잡고 서로를 노려보는 과정. 그들의 긴장되고 잔뜩 예민해진 심리가 아주 심플하고 정돈된 장면안에서 펼쳐진다. 알고보니 삶에 대한 알레고리로 쓰여진 이 영화는 죽음에 관한 영화이자, 인간이 얼마나 편협하고 좁은 시각으로 에너지를 쏟고 있는지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에 잡힌 그 골목길은 차 두대가 양쪽으로 비껴서 충분히 지나갈만간 넓이 였으며 사미라를 맞으러 나오는 동네 사람들의 달리기는 아마 우리 인생은 계속 이럴 것임에 대한 다소 냉소적인 결말이 아니었을까? 여튼 두 배우의 표정과 인상만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그 '고집'이 신선했다. 왠지 저 마을에 한번 가봐얄듯.

(사진출처) http://www.allocine.fr/film/fichefilm-222986/photos/detail/?cmediafile=21025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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