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un-frame

Lucio Fontana @MAM

유산균발효중 2014. 7. 19. 06:37


단지 추상이나 개념미술 정도로만 알고 있던 폰타나의 작품을 시간 순으로 빼곡하게 정리해 놓았다. 그의 작품이라곤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초기의 세라믹 조각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재료와 공간에 대한 그의 실험은 단지 후기의 결론이 아니었나보다. 자신이 공간을 연구하는 자임을 잊지 않았던 그는 매끈하고 잘 빠진 조각품을 만들기보다 세라믹이라는 재료의 질감과 소재의 볼륨이 드러나도록 형체를 사실과 '다르게'만들고자 했으며, 건축과 관련된 구상을 하기도 했다. 

아마도 찢어진 캔버스나 구멍난 캔버스로만 그를 알고있던 나같은 사람들은 폰타나의 실험실에 들어온 것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찢고 구멍을 내는가? 그는 캔버스라는 공간 '안에' 그리기를 거부하고, 캔버스를 뛰어넘는 공간'밖을' 창조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2차원이었던 회화는 3차원으로 변모하게 되고, 우리는 그의 작품을 단지 회화라고 말하기엔 껄끄러우며, 조각이라 말하기에도 갸우뚱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미술사에서는 '공간주의'라 불리는 사조의 이름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무의식 중에 캔버스를 벗어난 그 뒤의 공간을 상상하게 되며, 예술가가 붓대신 송곳과 칼을 들었을 그 순간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붓 대신 들었을 칼과 송곳은 그리 아름답지 않지만, 

오히려 조금은 끔찍하고 섬뜩한 인상을 주지만, 

그는 열심히 찢고 뚫고 붙이며 더 넓은 공간으로 탈주하기를 부추긴다. 


<세라믹 작업들>



<공간개념에 관한 실험들>




<재료>



<뚫기작업>







<찢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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