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162

마에스트로

1. 에릭 로메르 이야기 로메르의 영화는 다분히 연극적인 연출과 서사시에 가까운 대사들로 이루어져있다.녹색광선, 계절 시리즈, 격언 시리즈등을 비롯한 에릭 로메르의 작업은 프랑스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서정시들로, 현실에서 살짝 붕 떠있는 주인공들-진정한 사랑을 찾아 해매는 듯 보이나 속물적인 이들-의 선문답 같은 대화와 사건 아닌 사건으로 이어진다. 여름이야기에서는 쑥맥처럼 보이는 홍상수 용 남자주인공인 철학과 대학생이 생말로에서 바캉스를 보내는 이야기 /가을 이야기에서는 포도밭을 운영하는, 늘 포도주에 살짝 취한 듯한 감상에 젖은, 중년의 독신녀. 겨울 이야기에서은 한 십년전에 여름을 같이보낸, 그리하여 딸을 낳게된 미용사여자가 그를 꼭 만날것이라고 추억하며 사는 이야기 공통점은 늘 이상적인 사랑을 '..

finding Vivian Maier

그녀가 바라본 세계와 그녀가 바라보는 자신. 그리고 그녀를 찾아다니며 바라보고자 하는 말루프, 자신을 숨기며 편집증적인 삶을 살았던 비비안 마이어!서칭포슈가맨에 이은 숨겨진 아티스트찾기 영화, 비비안 마이어로 알려진 거리 사진작가인 그녀의 물품이 한 경매상에게 넘어간다. 사소한 한 개인 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박스들을 열어보니 현상하지 않는 필름들이 엄청나게 들어있었다. 이로써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들이 세상의 빛을 보게되는데, 단지 일상의 사진이 아닌 "예술 사진"이었다. 이를 발견한 말루프는 이 사진의 주인을 찾아 취재를 하기시작한다. 이 취재기를 편집하여 만든 영화가 바로 이것. 몇해전 전주영화제에서 개봉했었다고 한다. 미국의 여러 가정을 거치며 베이비시터로 일하던 그녀는 자신이 일하던 집의 한 구..

Jersey Boys 2014

https://www.youtube.com/watch?v=3pWBnodrR1M 양복입은 밴드에 각 맞춘 무용, 포시즌의 이런 음악이 예전보다 편하고 듣기 좋아진 걸 보면 좀 나이가 먹긴 먹은 모양이다. 집에와서 youtube로 음악을 찾아들으며 프랭키의 목소리에 대한 심오한(?) 토론까지. 쩝. 이런 이야기를 깔끔 담백하게 만들어 낼 줄아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건재하고 있어서 아직 볼만한 미쿡영화가 있나보다. 그는 음악영화에서도 한 인생과 의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래서 무대위의 흥겨운 공연장면보다 무대 뒤에서 일어나는 대화와 삶의 이야기에 더 주목하게 만드는 영화다. 그의 최고작은 아니지만, 2시간의 러닝타임이 길지 않았음. 노래하는 그의 표정과 무대를 연출하기 위해 대화하는 그의 표정

Palerme

엠마 단테라는 여감독의 첫번째 영화를 보았다.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팔레르메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아주 좁은 차 안과 골목 만이 영화의 배경이다. 고집스럽고 다혈질인 이탈리아 인들의 기질을 느낄 수 있어 흥미로웠다. 좁은 골목길의 양쪽에서 오던 두 대의 차가 서로 길을 막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느 쪽이든 한편이 조금 후진을 해야되는 터, 처음엔 가볍게 시작된 실랑이가 점점 서로의 자존심 대결이자 가족들의 주변사람들의 상황으로까지 번진다. 약간 노망기가 있는 나이많은 할머니 사미라와 원치않는 친구들의 결혼식을 향하며 화가 난 로사. 어느새 해가 지고 그렇게 하루가 저문다. 그 밤을 각자의 차 안에서 운전대를 잡고 서로를 노려보는 과정. 그들의 긴장되고 잔뜩 예민해진 심리가 아주 심플하고 정돈된 장면안..

Deux jours, une nuit_ par les frères Dardenne

photos@allocine 이 영화가 다르덴 형제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시간과 이 공간에 함께 살아내고 있는 우리에게그들의 한층 정교해지고 현실과 가까워진 문제제기는 유효하고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또한 그들을 기다린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으며 한두번쯤은 곱씹으며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 덧붙여, 전작들과 연속선상에서 여전히 '함께 살아감'의 문제를 논하고 있으면서도 그 누구의 어떤 선택에 대해서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라고, 여기까지 쓰고나니 나 정말 다르덴 빠인가보다. 헉, 게다가 이번엔 마리옹 코티아르까지 나와버렸다. 알로시네같은 영화 소개 사이트를 보면 그녀의 종횡무진한 이력에 좀 질린다라는 대중의 평들이 ..

Grace de Monaco (2014)

아마도 니콜키드만을 위한, 의한, 으로부터의 영화일 모나코의 그레이스가 올해 칸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최근 보았던 가장 재밌었던 전기영화는 단연 입생로랑이었는데, 이와 비교했을때 이야기의 완성도나 긴장감이 매우 떨어진다. 단지 니콜키드만의 클로즈업되었음에도 아름다운 얼굴과 그녀의 연기가 얼마나 무르익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정도? 모나코의 아름다운 정경이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프랑스인들에게 존경받아 마지않는 드골 장군님을 바보같이 묘사한데서 오는 웃음 정도? 프랑스에 합병될 위기에 처한 모나코를 구한다는 왠지 모를 독립투사 이미지도 약간 작위적이어서 공감은 잘 안되었는데, 당시의 외교적 상황을 이해하는데는 참고가 될 만한 정도로 마무리. 여튼 니콜키드만 언니 예쁘다. 가 결론!

최근 본 영화들, 남은 단어들

Her (2013) 공감에 대한 욕망, 감정있는 기계, 진화된 sf 테오도르와 사만다보다는 컬러풀 셔츠의 호아킨 피닉스와 목소리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준 스칼렛 요한슨을 위한 영화, 게다가 그녀의 lost in translation을 떠올린 건 나 뿐? / 더불어 Being Jonh Malkovich에 대한 향수를 느낀 것도 나만은 아니겠지. 뉴욕, 도시. 중에 도시 아이러니컬하게도 고도화된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아날로그. 어쿠스틱 음악, 빈티지 색, 손글씨 대필- Monuments Men (2013) 조지클루니의 자아과잉과 아메리카니즘, 미쿡 영화 공공의 적인 히틀러. 뜬금없이 우는 아저씨들은 좀 이상함 역사적으로, 미술사적으로 엄청나게 흥미있는 소재를 각종 광고 편집본으로 만들어버렸다. 아쉬움을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