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162

도시의 이름을 제목으로 한 영화

이 도시를 소재로 한 영화들 중, 파리에 사는 이들이 이 도시와 맺는 애증관계를 '지금, 내가' 바라보는 시각과 가장 비슷하게 그려낸 영화인듯하다. 이야기는 평범하지만, 반갑고 익숙한 풍경, 프랑스영화 어디서든 자주 볼 수 있는 배우들, 수많은 얼굴을 가진 도시. http://www.allocine.fr/film/fichefilm-114860/photos/detail/?cmediafile=18887271 그리고 바람직한 장면. 자전거/오토바이/유로카의 조합 ,

9 mois ferme

어쩌다 한번씩 VFSTF(불어영화에 불어자막)로 상영하는 영화들이 있다. 아마, 듣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인 듯 한데, 우리같은 외국인에게도 대사많고 구어체로 도배한 프랑스 코미디를 보기위한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프랑스의 국민배우 격인 알베르 뒤퐁텔이 만들어낸 블랙코미디이다. 애인도 없고, 일 밖에 모르는 싱글여성인 인텔리 판사가 9달만에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된다. 게다가 DNA검사를 통해 알게된 그 아이의 아빠는 사이코패스로 극악무도한 살인의 용의자였다. 그는 시체를 토막내고 눈을 파먹는 사이코패스였다. 그녀는 이 충격적인 사실을 알고는 자신의 집에서 자살을 결심하지만, 누명을 벗고자 감옥을 탈출해 판사의 집에 찾아온 그 남자 때문에 자살이 실패한다. 그 남자가 판사의 집에 머물면서 벌어지는 ..

Modigliani_

모딜리아니와 쟌 역할에 더할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두 배우, 둘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어져가는 영화는 특별한 기승전결이나 친절한 인과적 전개가 없다. 그의 삶만큼이나 음침하고 어둡고 심난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깊은 눈을 가진 쟌의 모습, 툭툭 튀어나오는 모딜리아니의 그림과 그가 살아갔던 동시대 파리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장 맘에 드는 장면은 바로 이 장면. 비단 모딜리아니 뿐 아니라, 동시대를 살며 파리에서 활동했던 피카소, 수틴, 디에고 리베라, 말년의 르누아르의 모습까지 슬쩍 보여준다. 특히 피카소와 모딜리아니의 관계를 매우 흥미롭게 그려냈다. Modigliani,_Picasso_André Salmon 그리고 어떠한 설명도 필요로 하지 않는 쟌을 모델로 한 그림. 다음날 ..

l'ecume des jours

휘발성있고 훅 지나가버리는 TV속 정보들에 재미를 못 붙이다가 드뎌 오늘 연회원권을 끊고야 말았다. *여기 애들은 역시 영화관에서도 수다를 엄청 떤다는 것 *외국인에게도 끊임없이 농담을 한다는 점. 우리가 알아듣든 말든. 그리고 프랑스 영화관에서 처음으로 본 영화는 미셸 공드리의 l'ecume des jours 보리스 비앙의 원작을 그답게 만들어 냈다. 최근에 유튜브에서 찾아본 단편영화 la lettre에 반한 이후여서인지, 수면의 과학을 재탕한 부분들이 눈에 띄지만, 역시나 흥미로우면서도 훌륭한 설치 예술들이 등장한다. 스토리에 상응하도록 컬러에서 흑백으로 변화시키는 과정도 인상적이다. 장-솔-파르트르의 등장이나 모던타임즈의 21세기식 비꼬기, 종교에 대한 비판의 지점에서는 소설 정도의 실랄함을 담아내..

The Iron Lady

2013년 4월 8일 월요일, 그녀의 죽음이 뉴스 일면을 장식했다. 난 그녀에 대해 어떤 애정도 관심도 없지만, 이것만은 안다. 그녀는 내가 싫어하는 어떤 분의 성공신화와 민영화정책 등등등에 훨씬 오래전부터 직간접적인 모델이었음을. 그녀의 장례식을 민영화하자는 말까지 있다고하니, 그녀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야 뻔하지. 그리고 '지금의 그녀'도 대처를 모델로 삼아왔겠지. 매릴 스트립이 그녀보다 빛날 뿐이다. 특히 목소리 연기 정말 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