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9 mois ferme

유산균발효중 2013. 11. 3. 09:23

어쩌다 한번씩 VFSTF(불어영화에 불어자막)로 상영하는 영화들이 있다. 아마, 듣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인 듯 한데, 우리같은 외국인에게도 대사많고 구어체로 도배한 프랑스 코미디를 보기위한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프랑스의 국민배우 격인 알베르 뒤퐁텔이 만들어낸 블랙코미디이다. 애인도 없고, 일 밖에 모르는 싱글여성인 인텔리 판사가 9달만에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된다. 게다가 DNA검사를 통해 알게된 그 아이의 아빠는 사이코패스로 극악무도한 살인의 용의자였다. 그는 시체를 토막내고 눈을 파먹는 사이코패스였다. 그녀는 이 충격적인 사실을 알고는 자신의 집에서 자살을 결심하지만, 누명을 벗고자 감옥을 탈출해 판사의 집에 찾아온 그 남자 때문에 자살이 실패한다. 그 남자가 판사의 집에 머물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띨띨한 변호사 캐릭터나 언론의 과장 보도에 대한 풍자, 대사와 캐릭터등은 만화처럼 유쾌하고 재미있었지만, 함께 보는 사람들의 웃음코드를 발견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신문에 나온 뒤퐁텔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니, 그가 이 영화를 통해 담아내고자 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었다. 아마 사회에서 가장 먼 두 지점에 서 있을 법한, 서로 절대로 관련 없을 것 같은 그와 그녀가 사실은 딱히 다를 것 없는 위치에서 아주 가깝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단다. 

결국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의 '분리'를 받아들이고 내재화 하는 이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이 영화는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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