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상상/para-screen

Modigliani_

유산균발효중 2013. 6. 16. 06:51

모딜리아니와 쟌 역할에 더할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두 배우, 둘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어져가는 영화는 특별한 기승전결이나 친절한 인과적 전개가 없다. 그의 삶만큼이나 음침하고 어둡고 심난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깊은 눈을 가진 쟌의 모습, 툭툭 튀어나오는 모딜리아니의 그림과 그가 살아갔던 동시대 파리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장 맘에 드는 장면은 바로 이 장면.



비단 모딜리아니 뿐 아니라, 동시대를 살며 파리에서 활동했던 피카소, 수틴, 디에고 리베라, 말년의 르누아르의 모습까지 슬쩍 보여준다. 특히 피카소와 모딜리아니의 관계를 매우 흥미롭게 그려냈다. 


Modigliani,_Picasso_André Salmon


그리고 어떠한 설명도 필요로 하지 않는 쟌을 모델로 한 그림.



다음날 찾아간 그의 묘지는, 그의 그림만큼이나 심플하지만 견고한 모습이었다. 불필요한 장식도, 애도의 표식도 없이 조금은 쓸쓸해 보였지만, 그와 가장 잘 어울릴만한 붓이 꽂혀 있었다. 모딜리아니 덕분에 화가로 살아가게 된 누군가의 흔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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