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2014
파리의 미친 더위를 핑계로 며칠 한가한 틈을 타, 미뤄두었던 몇편의 영화를 보았다. 로드무비류의 서사가 가진 진부함 때문에 사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밖의 수확이다. 편집이 너무 멋져서 찾아보니 달라스 바이어스클럽의 감독 장마크발레다. 그가 매튜맥커너히를 사용했던 방식만큼이나 리즈 위더스푼의 발견도 의미있다. 어쩌면 전형적인 여성의 홀로서기 서사를 그는 아주 건조하고 객관적으로, 그러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최근 인상적으로 보았던 여성인, 클라우드 오브 실즈 마리아의 그녀는 자연을 더 정확히는 시간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여성이었다면, 와일드의 셰릴은 일부러 자연에 몸을 던져 몸 안에 축적된 시간을 곱씹고 되새김질하고 받아들인다. 영화내내 엄청나게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이 펼쳐지는데, 역설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