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혁 김중혁의 작품들은 발표할 때마다 평균이상의 반응을 얻는 듯한데, 최근 작들은 이 책에서처럼 일종의 수수함이 잘 베어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이 책은 단연 김중혁의 베스트다. (그래서 난 빠른 시간 내에 유명해진 작가들의 경우, 초기작을 선호하는 편이다.) 소설보다 먼저 김중혁이 쓴 한겨레의 칼럼을 읽고 사실 좀 실망했었더랬다. 소설가는 소설로 말해야 한다는게 일반적인 편견을 깨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냥 평범한 그리 파격적일 것 없는 사상을 가진 사람이라는 인상이다. 어쨌든, 책으로 돌아가서. 각각의 단편은 독립적이면서도 음악, 악기라는 하나의 줄기를 타고 서로 다른 소리를 내지만 하나가 되는 교향곡처럼 혹은 CD의 트랙들처럼 연결되어 있다. 확실히 그의 글들은 군더더기 없고, 명쾌하며, 재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