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 한 알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린 몇 밤,
저 안에 땡볕 한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나무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 장석주의 《달과 물안개》중에서
이 시에 담긴 의미를 묵상해보며 시작하는 유월. 내 안에 담겨있을 수많은 천둥, 태풍, 번개가 그냥 스쳐간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 생각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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