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올라와서 호기심 어린 눈빛과 함께 가장 많이 나에게 달려드는 질문은 바로 이것이었다. 그 질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던 막 상경한 시골처녀는 서슴없이 '봉천동이요'라고 대답했더랬다. 지하철 노선도를 보지 않고도 서울 시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무렵에야 난 비로소 그 질문의 의미를 깨달았다. 내 대답을 들은 이들이 왜 이내 지루한 표정을 지으며 다른 이야기를 꺼냈는지도. 다음 자취방을 정하는 일은 그 동네의 땅 값과 관련된다는 것도. 왜 이들은 어디 사는지를 이렇게 자주 물어볼까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자 자연스레 서울에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목표로 하는 곳이 어디인지도 알게 되었다. 대한민국의‘지금 그리고 여기'를 이해하기 위해 꼭 해야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때로는 나의 속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