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시즌1 229

오늘의 날씨

이 사진을 찍는 순간!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천둥이 쳤고 놀란 비둘기들이 뚱뚱한 몸을 날렸다. 곧 홍수가 날듯 비가 쏟아부었다 그리고 난 올림픽공원 광장에서, 빗속에 길을 잃은 생쥐(생쥐라 하기엔 너무 큰) 한마리가 여기저기 헤매는 모습을 똑똑히 보고야 말았다. 브레넌 매닝의 삶을 쭉 읽어보았다. 이해할 수없을 정도의 바닥으로 치닫을 때에도 그에겐 이 고백이 있었다. 그래서 그냥 위로가 된다. 하나님 앞에 정직하고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고백할 수 있는 삶에 대해... 언제그랬냐는 듯 지금은 또 해가 쨍-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누군가의 장례식

#1. 그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이번주 목요일에도 한강 낚시를 나갔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서울의 도심에서, 주말이면 빽빽하기 마련인 강변이 가장 고요한 날은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낚시대를 드리우고 응시하는 한강의 물결은 저 멀리 지나가는 지하철의 모습과 어우러져 이곳에선 맛볼 수 없는 전혀 다른 공간을 떠올리게 한다. 퇴직한지도 3년이 되어가니 소일거리도 이제 지겨워지고, 여튼 이곳만이 그에겐 위로의 공간이다. 어쩌다 그럴듯한 놈이라도 걸리면, 희끄무레한 회색빛 강에서 나오는 것치곤 꽤나 자랑할 만하다. 오늘따라 이놈들이 입질만 할 뿐, 딸려 올라오지 않는다. 저 멀리서 뭔가 둥둥 떠 오고 있다. 한강에 수없이 잠겨있을 누군가의 소지품들. 어떤 놈들은 유람선에서 사랑을 고백하다 제대로 되지 ..

레몬차

여기에는 레몬이 들어간 몇가지 메뉴가 있다. 레몬라임/레몬글라스/레몬에이드/레몬차 주문을 하는데 한참이 걸렸다. 삼시세끼는 먹지 않아도 삼시커피는 마셨더니 이시간엔 늘 속이 쓰린다. 꾹꾹참으며 레몬차를 시켰는데, 이게 왠일. 잘린 레몬이 세조각이나 들어가 있어서 맛이 참 진~하다. 업무처리를 위해 보내야할 메일이 몇개 있고, 3차 설문지 구상을 해야하고, 불어 에세이 외워야 하고, 토욜 수업도 준비해야 하는데, 내가 지금하고 있는 건- 오랜만에 조각모음 그리고 레몬차 음미~캬아.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황색언론_사건 1,2,3

1. 최근 연일 보도되는 성폭력범죄 기사. 사건의 내용과 양에 매우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성범죄가 정말 이렇게 늘어난걸까 싶었다. 이런 보도들에 편승해서 살인제도를 부활시킨다느니 화학적 물리적 거세를 확실히 해야 한다느니 (새누리당은 이럴떈 법안발의를 신속하게 잘도한다) 이런 종류의 말은 아마도 문제의 핵심을 거대 담론으로 비껴가고 있는 것일게다. 자극적인 성폭행범죄에 대한 기사는 클릭수가 엄청나다는데, 미국에서도 대표적인 지역황색언론들은 연일 헤드라인이 성폭행기사란다. 게다가 대부분의 성범죄는 매우 일상적이고 친근한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며, 합의도 엄청나게 쉽다고 한다. 불특정 다수인 여성. 중 하나인 나도 -소위 안전불감증이라 불려온- 밤길이 무섭다. 사회에 집단적인 두려움을 조장해가며 99%의 ..

빛과 그림자

무슨 드라마 제목도 아니고... 안그래도 힘없는 나의 여름을 더더욱 힘들게 만드는 이곳. 횡-하기 그지없다. 이곳에서 그동안해보지 않았던,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있다. 직관으로 한방에 결정할 수 있는 일을 굳이 데이터를 모으고 전문가의 말을 듣는 과정을 거쳐 해야 한다. 이런게 정책인가 싶다. R&D-research and development 정보원이 어디인가가 중요하며, 그것이 투자자의 목적에 맞아야 하는가. 와 같은... 내가 직관적이란 것, 더 이상 연구소에는 미련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을 뿐이다. 게다가 한달이나 남았다니... 헉헉헉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