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시즌1

황색언론_사건 1,2,3

유산균발효중 2012. 9. 7. 16:22

1. 최근 연일 보도되는 성폭력범죄 기사. 사건의 내용과 양에 매우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성범죄가 정말 이렇게 늘어난걸까 싶었다. 이런 보도들에 편승해서 살인제도를 부활시킨다느니 화학적 물리적 거세를 확실히 해야 한다느니 (새누리당은 이럴떈 법안발의를 신속하게 잘도한다) 이런 종류의 말은 아마도 문제의 핵심을 거대 담론으로 비껴가고 있는 것일게다. 

자극적인 성폭행범죄에 대한 기사는 클릭수가 엄청나다는데, 미국에서도 대표적인 지역황색언론들은 연일 헤드라인이 성폭행기사란다. 게다가 대부분의 성범죄는 매우 일상적이고 친근한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며, 합의도 엄청나게 쉽다고 한다. 

불특정 다수인 여성. 중 하나인 나도 -소위 안전불감증이라 불려온- 밤길이 무섭다. 사회에 집단적인 두려움을 조장해가며 99%의 사회적 부조리가 아닌 1%도 안될 만한 영화에나 나오는 범죄를 연일 보도하는 너희들의 꼼수는 뭐냐?

 덧, 이런 의문에 대해 오마이뉴스에 난 권인숙 명지대교수의 글이 매우 통찰력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75839



2. 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서 최근 몇달 새 6명의 주민들이 투신자살을 했다고 한다. 친자매처럼 지내던 8,90대 할머니들을 포함하여.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최극빈층이며 장애가 있는 부양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기초생활수급도 제대로 받지못한다고 했다. 

엊그제 점심을 먹는데, 누군가 이 사건을 이야기했다. 이어 속물스런 그녀의 입에서 이들이 불쌍하다는 말이 나왔다. 함께 밥을 먹고 있던 그 누구의 가계에서도 30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세식구가 한달을 살아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누군가의 죽음이 누군가의 반찬거리가 되는 순간. 나도 거기 함께 있었다. 


3. 며칠 후, 문선명의 죽음과 이들의 죽음이 차례로 보도되었다. 

머릿속에서 두 장면이 오버랩된다.  

천문학적인 재산을 남기고 간 문선명. 그의 여러 아들들은 단군할아버지 이야기에서나 나올 법한 하얀 옷을 입고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장례식에서 엄숙한 얼굴을 하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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