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일상_시즌1 229

마이너스의 손

근 한두달간 내 손을 거쳐간 전자기기들의 시체.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하며 변덕스런 내 맘을 그대로 닮은 스마트하지 않은 나의 폰. 동네외출할때는 가지고나가지도 않는다. 3년을 꽉채우고 장렬하게 전사한, 까리하지 않지만 하루도 빼놓지않고 열심히 생사고락을 함께한 나의 노트북. 매우 잠깐씩 빌려쓸 뿐인데도 이상하게 번쩍번쩍 곧 터질 징조를 보이는 옆책상 모니터. (쓰고보니 그리 심하게 마이너스랄 것도 없구만 뭐!) 어쨌든 메인보드가 나간 놋북에 미련을 가져봤자. 새로운 전자기기를 마련할 순 없어 고민하고 있던 찰라. 뿅 하고 넷북이 내 손안에 들어오다. 얏호! 마이너스 극이 플러스극을 만나 촥 달라붙어 제발 올해까지만 버텨다오. 작고 귀여운 넷북이여~

오랜만이야 하늘.

몇주동안 비가내렸고, 그 날만큼 자전거를 못탔다. 오랜만에 라이딩을 하니 여독이 풀리는구나. 게다가 서울에 언제 이런하늘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가을같은 이상저온현상까지. + 낮동안 있었던 모든 열받는 일들을 해소시킨 저녁. 세입자의 아픔과 반지하생활자의 어둠과 2시간 한글작업 날린자의 허무함과 무례한 집주인과 이웃에 대한 짜증이 '일단은' 소강상태다. 자전거는 일종의 마약? + 하늘보다 땅이 먼저 어두워지는 장면. (사진은 뚤뭇폰카에서 빌려옴)

오마주의 오마주. 의 오마주

만약 몽상가들을 지금 봤더라면, 그만큼의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 미술관을 뛰어다니는 세 청춘의 현실도피적인 혹은 너무 현실지향적인 일상에 공감할 수 있었을까. 20대초반에 대한 오마주. 그래서 우린 종종 만난다. 혹은 서로를 관찰한다. 언젠가 올렸던 포스트를 기억해내다. 미술관은 달릴 법한 곳이자 기억할 만한 곳이자 느긋하고 나른하게 걸어다닐만한 곳이다. http://artandsoul.tistory.com/48 @ 포항시립미술관

위로/아래로

엄마는 요즘도 아빠가 계시던 요양병원에 일주일에 한번씩 전도하러 가신다. 그곳에 다시 가는게 힘들지는 않은지, 사람들은 마음을 잘 여는지,이런저런 얘길 물어봤다. 그간 코디네이터 선생님도 바뀌고 이렇게 저렇게 돌아가신분도 많고 새로들어오신분도 많다. 목은 아프지만 늘 즐겁고 감사하다. 그리고 종종 눈물이 난다고 엄마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중 최근에 있었던 인상깊은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 꽤 강경하고 곧은 인상의 할아버지는 엄마의 질문에 자신은 교회 안다니기로 '결정'했다고 단호하게 잘라말했다. 이유인 즉슨 이렇다. 할아버지의 가족 중 아들만이 교회를 다니고 있었다. 착실하고 열심인 아들은 부모님을 전도했고 이때부터 교회에 그냥 들락날락하셨단다. 아들은 안정적인 직장도 얻고 결혼도 했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