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요즘도 아빠가 계시던 요양병원에 일주일에 한번씩 전도하러 가신다.
그곳에 다시 가는게 힘들지는 않은지, 사람들은 마음을 잘 여는지,이런저런 얘길 물어봤다.
그간 코디네이터 선생님도 바뀌고 이렇게 저렇게 돌아가신분도 많고 새로들어오신분도 많다.
목은 아프지만 늘 즐겁고 감사하다. 그리고 종종 눈물이 난다고 엄마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중 최근에 있었던 인상깊은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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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강경하고 곧은 인상의 할아버지는 엄마의 질문에 자신은 교회 안다니기로 '결정'했다고 단호하게 잘라말했다.
이유인 즉슨 이렇다.
할아버지의 가족 중 아들만이 교회를 다니고 있었다. 착실하고 열심인 아들은 부모님을 전도했고 이때부터 교회에 그냥 들락날락하셨단다. 아들은 안정적인 직장도 얻고 결혼도 했다. 하지만 결혼 후에 백혈병에 걸렸단 걸 알게되었다.
할아버지는 기도했단다.
만약에 하나님이 있다면 내 아들을 살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느때보다 간절하게 교회에 나가 기도했고 신앙이라는 것을 가지게 됐다. 그 교회 장로님은 할아버지한테 아드님은 꼭 하나님께서 살려주실것이니 걱정하지 마시라며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그러나 아들은 얼마 안되어 백혈병으로 아내와 자식을 남기고 죽었다.
상실감과 충격에 휩싸인 할아버지는 교회에도 나가지 않고 슬픔에 잠겨 있었다.
며칠 후, 교회 장로님이 집으로 찾아오셨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위로해 주었다. 그 위로의 말은 이렇다.
"아드님은 천국에서 필요해서 하나님이 데려가신 것이니 걱정말라며, 교회에 다시 나오세요."라고...
이 말을 들은 할아버지는 너무 화가나서 무슨 그런말이 있나며 다시는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단다.
그 장로님은 진짜 다시는 얼씬도 하지 않으셨단다.
그 후로 할아버지는 교회에 다시는 안가야지 결심하셨단다.
장로님이 다시 찾아와 설득했으면 못이기는척 가봐야지 마음먹기도 했었다니,
신에 대한 믿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리라.
하지만 장로님의 말이 준 충격과 배신감은 말로 할 수 없었단다.
할아버지가 교회에 가지 않게된 사연을 들은 엄마는 그리고 나 역시도 너무 속이 상하셨단다.
왜 그런 시시껄렁한 말을 위로랍시고해서 슬픔에 더해질 필요없는 분노가 더해지게 하는지 말이다.
그래서 엄만 할아버지한테 이렇게 말했단다 .
"할아버지, 아들 너무 보고싶죠? 저도 남편이 얼마전에 죽었는데 하나님께 따지고 싶었어요. 살려달라고도 엄청많이 기도했는데 말이에요. 할아버지, 아들 만나려면 천국가셔야죠. 아들이 천국에서 아버지 기다리고 있을텐데요. 저도 천국가서 남편 만날거에요."
이 말이 끝나자 할아버지의 곧고 시퍼런 인상은 매우 풀어져있었단다.
그리고 복음에 대해 천국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분은 너무 또렷하게 '아멘'했단다.
그분의 믿음의 고백이 진실인지는 하나님만이 아시겠지만,
난 진실이라고 본다.
죽음과 고통앞에 서 있어본 사람은 인간이 하나님없이 살 수 없는 존재임을 누구보다 명백하게 알 수 있다.
그 장로님이 했다던 위로의 말은 나에게도 엄마에게도 그리 낯설지는 않은 말이었다.
그래 너의 고통 위로해줄게 하며 내 위로 올라가 한없이 나를 나락으로 빠뜨린 말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하지만 나역시 타인의 고통에 대해 그의 위가 아닌 아래에서 위로해주기 얼마나 어려웠던가 말이다.
참된 위로의 말.
어느때보다 그런 말이 절실한 세대에 살고 있음을 느낀다.
그에게 주어야 할 충분한 시간을 기다려주며,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진실된 말을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여전히 난 퍼슬퍼슬한 사람이지만 말이다.
그곳에 다시 가는게 힘들지는 않은지, 사람들은 마음을 잘 여는지,이런저런 얘길 물어봤다.
그간 코디네이터 선생님도 바뀌고 이렇게 저렇게 돌아가신분도 많고 새로들어오신분도 많다.
목은 아프지만 늘 즐겁고 감사하다. 그리고 종종 눈물이 난다고 엄마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중 최근에 있었던 인상깊은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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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강경하고 곧은 인상의 할아버지는 엄마의 질문에 자신은 교회 안다니기로 '결정'했다고 단호하게 잘라말했다.
이유인 즉슨 이렇다.
할아버지의 가족 중 아들만이 교회를 다니고 있었다. 착실하고 열심인 아들은 부모님을 전도했고 이때부터 교회에 그냥 들락날락하셨단다. 아들은 안정적인 직장도 얻고 결혼도 했다. 하지만 결혼 후에 백혈병에 걸렸단 걸 알게되었다.
할아버지는 기도했단다.
만약에 하나님이 있다면 내 아들을 살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느때보다 간절하게 교회에 나가 기도했고 신앙이라는 것을 가지게 됐다. 그 교회 장로님은 할아버지한테 아드님은 꼭 하나님께서 살려주실것이니 걱정하지 마시라며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그러나 아들은 얼마 안되어 백혈병으로 아내와 자식을 남기고 죽었다.
상실감과 충격에 휩싸인 할아버지는 교회에도 나가지 않고 슬픔에 잠겨 있었다.
며칠 후, 교회 장로님이 집으로 찾아오셨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위로해 주었다. 그 위로의 말은 이렇다.
"아드님은 천국에서 필요해서 하나님이 데려가신 것이니 걱정말라며, 교회에 다시 나오세요."라고...
이 말을 들은 할아버지는 너무 화가나서 무슨 그런말이 있나며 다시는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단다.
그 장로님은 진짜 다시는 얼씬도 하지 않으셨단다.
그 후로 할아버지는 교회에 다시는 안가야지 결심하셨단다.
장로님이 다시 찾아와 설득했으면 못이기는척 가봐야지 마음먹기도 했었다니,
신에 대한 믿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리라.
하지만 장로님의 말이 준 충격과 배신감은 말로 할 수 없었단다.
할아버지가 교회에 가지 않게된 사연을 들은 엄마는 그리고 나 역시도 너무 속이 상하셨단다.
왜 그런 시시껄렁한 말을 위로랍시고해서 슬픔에 더해질 필요없는 분노가 더해지게 하는지 말이다.
그래서 엄만 할아버지한테 이렇게 말했단다 .
"할아버지, 아들 너무 보고싶죠? 저도 남편이 얼마전에 죽었는데 하나님께 따지고 싶었어요. 살려달라고도 엄청많이 기도했는데 말이에요. 할아버지, 아들 만나려면 천국가셔야죠. 아들이 천국에서 아버지 기다리고 있을텐데요. 저도 천국가서 남편 만날거에요."
이 말이 끝나자 할아버지의 곧고 시퍼런 인상은 매우 풀어져있었단다.
그리고 복음에 대해 천국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분은 너무 또렷하게 '아멘'했단다.
그분의 믿음의 고백이 진실인지는 하나님만이 아시겠지만,
난 진실이라고 본다.
죽음과 고통앞에 서 있어본 사람은 인간이 하나님없이 살 수 없는 존재임을 누구보다 명백하게 알 수 있다.
그 장로님이 했다던 위로의 말은 나에게도 엄마에게도 그리 낯설지는 않은 말이었다.
그래 너의 고통 위로해줄게 하며 내 위로 올라가 한없이 나를 나락으로 빠뜨린 말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하지만 나역시 타인의 고통에 대해 그의 위가 아닌 아래에서 위로해주기 얼마나 어려웠던가 말이다.
참된 위로의 말.
어느때보다 그런 말이 절실한 세대에 살고 있음을 느낀다.
그에게 주어야 할 충분한 시간을 기다려주며,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진실된 말을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여전히 난 퍼슬퍼슬한 사람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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