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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이븐

마담 이븐의 생일은 10월 5일이었던 것이었다. 따라란!!! 옆옆집 할머니 마담이븐 .전직 도서관 사서로 재작년 은퇴이후 아주 고요한 삶을 살고 계시다. 이레가 태어난 이후부터 새해에 카드며, 이레생일에 맞춰 선물을 꼭꼭 챙겨주시는 분. 늘 마음속에 감사함은 있지만, 우리는 늘 바쁘고 일손이 모자라는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엄마빠라서, 조근조근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는 일을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진심어린 환대의 마음을 갖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시간 많은 은퇴할머니라 동네 소문에 바삭한 것은 물론이고, 이 건물에 사신지도 어언 40년? 이라 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인구변화에도 민감하시다. 여튼, 올해도 어김없이 이레생일에 맞추어 책선물(사서다우심!!)과 카드를 ..

속좁은 일상_2 2019.01.07

겨울, 니스

그냥 왠지, 니스는 돈많은 사람들이 집 한채 사두는 휴양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어느정도는 자연스럽고, 지저분하고, 거주자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러면서도 문화 공간이 있는 곳이, 나에게는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M언니는 마티스 미술관을 보는게 목적이라고 했다. 내가 생각한 우리의 재회장소는 암스테르담이었지만, 뭐 어디든 어떠랴. 덕분에 나도 머리도 식힐겸, 바다도 볼겸, 장장 6시간동안 기차를 탔다. 니스는 정말 단정하고 정돈되어 있었다. 그리고 쇼핑을 할 수 있는 공간들로 가득찬 중심지에 우리의 숙소가 있었다. 마티스 미술관은 중심과 조금 거리가 떨어진 마을로 들어가야 했다. 그곳이야 말로 노인들이 한가롭게 개와 산책하거나 페타끄를 즐기는 동네였다. 마티스 미술..

속좁은 일상_2 2019.01.07

마크롱. 이런 교묘한 .

외국인 학생등록금 인상 정책도 그렇고유류세 증가 정책도 그렇고, 모두 소수와 가난한 사람들을 겨냥하는 정책이다. 따라서 다수에 힘있는, 혹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이해관계를 갖기 어려운 현안들을 먼저 개혁한다. 그렇게 환경이라는 이슈로 기름값에 직접 타격을 받은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생존문제를 가렸다. 작년 한번 시행하려다 실패한 대학 등록금 인상은, 전체 학생에서 비유럽연합 학생으로 대상이 제한되었다. 아주 조용하게 넘어가고 있다. 직접적인 어려움은 아마 아프리카계 학생들이 될 것 같다. 며칠동안 들끓던 한인 유학생들의 커뮤니티는 재학생은 제외라는 말에 다시 조용해진다. 나의 일이 아니라 타자의 일로 만들어 버린다. 그리하여 우리는 무관심해진다. 뭐 그렇게까지 해야되나? 뭐 이런거 말..

속좁은 일상_2 2018.12.05

카라바조_번뜩이는 눈을 가진 목격자

어찌 감히 카라바조의 그림을 평하겠는가. 그냥 운이 좋았다. 사람들에 꽉 끼여 자크마르 앙드레의 그 작은 전시공간을 밀려다닐 것이 분명함에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사인이었다. 문앤좐님으로부터 서경식님의 새책을 받은 다음 날이었다. 그리고 그 책의 아주 많은 부분이 카라바조를 찾아나선 그의 이야기였다. 아니, 프리모레비를 찾아나서다보니 만나게되는 카라바조라고 해야할 것 같다. 루브르에 걸린 그의 작품은 늘 거대한 벽에 대고 고개를 젖혀 반사되는 빛을 피해야만 했는데, 어두운 조명에서 가까이 보는 그의 그림은 또 다른 세계를 열어주었다. 이번에 특히 눈이 머물렀던 부분은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목격자들이다. 에서 우리에게 예수를 소개해주는 그의 눈동자. 유디트 옆에서 곧 싹둑 잘릴 머리를 받을 준비를 하며 기..

최근 본 몇몇 영화들

2018년에는 최근 몇 년간 따라잡지 못한 영화들을 좀 몰아보고 있다. 정기권을 끊어 다니던 때는 한국 영화와는 좀 멀어졌으나, 대충 프랑스 영화시장 분위기는 감이 왔는데, 요즘은 프랑스 극장들도 워낙 대형화되어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찾아다니지 않으면 보고싶었던 영화들을 놓치기 일쑤다. 가버나움을 꼭 극장에서 보려 했는데 생각해보니 끝나있었고, 올해는 파리의 한국 영화제에 마리, 마뉘를 불러 가려 했는데 너무 바빴고, (그 사이 마리는 공작에 감동받았더랬고). 뭐 그런 분위기. 입소문이난 (여기에서 입소문이라고 해봤자 기사들이나 흥행후 사후적인 논평들 뿐이지만) , 독립영화들을 몇개 연달아 보았다. 살아남은 아이/ 죄많은 소녀 해결하고 싶어하는 애도의 문제는 저 멀리 파수꾼과 공명하며, 죽음과 애도 슬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