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감히 카라바조의 그림을 평하겠는가. 그냥 운이 좋았다. 사람들에 꽉 끼여 자크마르 앙드레의 그 작은 전시공간을 밀려다닐 것이 분명함에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사인이었다.
문앤좐님으로부터 서경식님의 새책을 받은 다음 날이었다. 그리고 그 책의 아주 많은 부분이 카라바조를 찾아나선 그의 이야기였다.
아니, 프리모레비를 찾아나서다보니 만나게되는 카라바조라고 해야할 것 같다.
루브르에 걸린 그의 작품은 늘 거대한 벽에 대고 고개를 젖혀 반사되는 빛을 피해야만 했는데, 어두운 조명에서 가까이 보는 그의 그림은 또 다른 세계를 열어주었다.
이번에 특히 눈이 머물렀던 부분은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목격자들이다.
<이 사람을 보라> 에서 우리에게 예수를 소개해주는 그의 눈동자.
유디트 옆에서 곧 싹둑 잘릴 머리를 받을 준비를 하며 기다리는 노파의 번뜩이는 눈
그렇고 그런 번뜩이는 눈들이 모여 너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느냐고 묻는다. 날카롭고 비극적인 질문.
'예술의 상상 > un-fra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Ana Mendieta (0) | 2019.01.08 |
---|---|
JR - Momentum/ 스트리트 아트의 아카이브화 (0) | 2019.01.08 |
2018년 주목할만한 미술가들 (0) | 2018.01.10 |
데이빗호크니 회고전@ 퐁피두 (0) | 2017.09.28 |
Diorama@palais de tokyo (0) | 2017.09.28 |